현대농민의 손과 발 "농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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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농민의 손과 발 "농기계"
  • 보은신문
  • 승인 1993.03.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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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가격에 애프터서비스 기간은 1년뿐
농촌의 기계화가 진전되면서 영농의 방식이 급속히 변하고 있다. 60∼70년대에 지게를 지고 논두렁을 걸어가던 농군의 모습은 이젠 시골마을에서도 찾아보기가 힘들다. 농사일을 상징하던 지게, 낫, 괭이 등은 이제 뒤 곁 한구석에서 녹이 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박물관에나 전시될 형편이다. 이들 농기구를 대신해 경운기, 트랙터, 콤바인, 이앙기 등의 농기계가 등장했고 '80년대부터 본격 추진된 농업의 기계화로 해내게 된 것이다.

집집마다 농기기계가 한두대씩 서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것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값비싼 농기계를 구입하고서 조작 미숙이나 관리부족으로 농사일에 큰 지장을 받는 일이 늘고 있다. 이에 군에서 보급되어 있는 농기계 현황 등 농기계와 관련된 제반 사항을 알아본다.

지난해말 현재 군내의 각 농가와 기계화 영농단, 위탁영농회사에 보급되어 있는 농기계수는 총 2만3천15대에 이르고 있다. 이를 기종별로 보면 농업용 원동기 1천8백34대, 경운기 4천4백57대, 트랙터 2백87대, 농업용 양수기 2천2백74대, 분무기 4천63대, 이앙기 1천2백19대, 파종기 30대, 관리기 3백92대, 절단기 4천4백41대, 예취기 7백52대, 탈곡기 7백75대, 콤바인 3백65대, 건조기 1천6백69대, 기타 4백57대 등이다. 전체적으로는 '91년말보다 큰 증가를 보이지 않았지만 트랙터, 곰바인과 같은 대형 농기계수는 크게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군내 각 농기계대리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농기계의 가격은 경운기가 1백97만3천원∼2백93만5천원 트랙터 7백25만3천원∼2천7백96만원선 (대형 110마력은 3천8백80만원) 이앙기 1백68만원∼7백76만원선 콤바인 2천1백90만원(대형 45마력) 파종기 2백14만원정도로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어, 농민들이 이를 기계를 구입키 위해서는 농협의 농업운영자금(연리 11% 6년상환)이나 영농자금(연리 5% 1년상환)을 융자받아야 하기 때문에 농가의 부담이 큰 형편이다.

그럼에도 농기계의 대형화·고급화 현상은 최근 일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농현상, 농촌의 노령화·여성화에 비추어 볼 때 당연한 추세라 할 수 있고 농지의 경지정리 확대, 농업진흥지역의 지정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농촌의 기계화, 전문화를 위한 농어촌발전 종합대책이 수립되면서 정부에서 기계화영농단 활성화 및 위탁영농회사의 설립 활성화를 위해 농기계 구입비 이용을 정부지원 50%, 융자 40%, 자부담 10%의 비율로 지원해 주고 있으며 각종 세제상의 혜택을 주고있는 것도 큰 원인 중의 하나이다. 이에 따라 현재 군내에는 2백41개의 기계화영농단과 1개의 위탁영농회사가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도 12개의 기계화 영농단과 1개의 위탁영농회사가 추가설립될 계획으로 정부보조비 1억5천2백여만원, 융자금 1억2천여만원을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이러한 정부의 지원과 농업의 기계화 요구에 따라 농기계의 보급은 점차 늘고 있는데 반해, 이를 두시받침 할 수 있는 관리요령 및 제반 농기계관련 교육, 애프터서비스 등이 따라주지 못하고 있어 농기계 사용이 필요한 적절한 때에 제대로 활용치 못하는 경우가 발생, 농촌의 또 다른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농기계회사들의 사후관리서비스는 그 기간을 제품구입 1년 이내로 정하고 있어 이앙기, 파종기, 콤바인 등 한철 농사에 사용한 농기계는 그 다음해에 서비스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수리비용 역시 농가에는 무시 못할 부담으로 작용한다. 농가에서 사용하는 농기계의 잦은 고장은 이들 농기계를 처음 사용하는 농민들의 미숙한 운전 조작과 정기점검 및 보관시 청결유지 등을 철저히 하지 못하기 때문에 많이 발생한다.

특히 농기계는 그 특성상 일년 내내 사용하는 것이 아니 때문에 대부분 유휴기간이 길어 이 때의 보관상 소홀로 인해 녹이 슬거나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 실제로 사용할 때에는 가동을 못하고 수리센터에 맡겨야 하는 것이다. 농기계의 수명연장과 가동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보관창고를 만들어 철저히, 점검·관리하고 농민을 대상으로 하는 농기계 정비 및 조작기술 교육을 반드시 받는 것이 좋다. 군과 농촌지도소에서 매년 새로 농기계를 구입하는 농가와 기계화를 구입하는 농가와 기계화영농단, 전업농을 대상으로 충북도 농민교육원에서 교육을 실시하고 있고 각 마을 순회교육 및 오지마을 순회 수리를 실시하는 등 농기계의 응급처치 및 관리요령을 지도하고있는데 효율적인 기계영농을 위해서는 농민들이 이에 꼭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대리점 및 수리점을 방문해 농기계의 부품을 교체하고 수리를 해야하는데 군내에서 농기계를 수리할 수 있는 곳으로는 각 농기계회사의 대리점인 아세아(대수공업사), 금성(대광철공소), 대동(대륙기공사), 국제(동아철동소), 동양(동방철공소)의 5개소가 있고, 보은, 마로, 탄부, 삼승, 산외농협에서 운영하는 5개의 수리센터, 그리고 각 읍면에 있는 군지정 13개소, 개인운영 5개소 등 총 28개의 수리점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리점들이 보유한 전체 45명 정도의 기술자로는 늘어나는 농기계를 감당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또한 각 대리점들도 농기계가 자주 고장나는 농번기에는 부속품마저 충분히 구비되지 않아 수리를 몇 일씩 기다려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전, 청주 등지로 부품구입을 위해 나가야 하는 불편도 있다.

이럴 경우 농사일이 지연되고 적기에 농작물 관리를 하지 못해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만큼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기계 구입에 그치는 것만이 아니라 사후관리 및 올바른 사용을 생활화 해야할 것이다. 한편, 정부와 민자당은 농촌경제의 활성화와 농촌 복지향상, 도·농 격차의 해소 등 농촌 환경 개선을 위해 농기계 반값공급을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3월중에 농기계 반값공급을 실현하겠다고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한 바 있다.

농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올바른 판단이고 반드시 추진되어야 할 일이지만 3월 중순이 지난 지금까지 구체적 실현이 없어 농민과 농기계회사 대리점의 안타가움을 사고 있다. 농사철 시작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 농가에서는 이를 기다리며 농기계 구입을 미루고 있고, 농기계 대리점에는 재고가 쌓여 어음막기에 급급하다고 하소연 한다. 하루빨리 시행이 이루어져 모든 농민이 혜택받을 수 있도록 하고, 아울러 농기계의 내구성 향상, 사후봉사의 최대화에도 노력해야 하며 각종 기술보급에 주력해 농민의 부담을 줄여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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