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 거주 20대 청년이 지난 3월 보은군 헬스장 운영에 대해 일갈했다. 헬스장의 체계적.전문적인 관리와 운동기구를 사용하는데 있어 전지훈련 온 선수와 헬스장 사용 회원 간 차별을 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었다. 특히 MZ 젊은이들에게 민감한 단어인 ‘차별과 공정’이란 단어를 꺼내 들어 관심을 끌었다.
청년은 헬스장 환경과 시설을 콕 꼬집었다. 청년의 말에 따르면 운동기구의 배치를 보면 체육관에 대한 의도와 목적이 보인다. 그런데 보은 헬스장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난잡하다. 바벨 플레이트는 파워렉을 벽면에 아주 가깝게 붙여 정리하지 못하고 바닥에 나뒹군다. 아령들은 볼트가 제대로 조여지지 않아 분해되기 직전인 것들도 많다. 거울을 보며 운동해야 하는 기구들은 체육관 중앙에 있기도 하고 머신들의 마모도 심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바닥에 나사로 고정시켜 놓아야 할 기구들은 고정이 되어 있지 않아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휘청여 위험한 경우도 있다.
이 청년의 눈에는 전지훈련 온 선수가 이용하는 체력단력장에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좋은 기구들이 즐비하지만 일반 주민들이 사용하는 곳에는 사용감이 가득한 기구들이 놓여있다. 청년은 “전지훈련을 온 선수들을 위한 공간이라 재산 보호, 관리자 부족의 이유로 어느 정도 제한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시적 개방임에도 이렇게 막아놓고 사용을 못 하게 하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 느끼고 있다. 군민이기 이전에 이용권을 구매하여 이용하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낼 자격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헬스장 문제에 대해 아무도 해결하려 나서지 않아 정말 답답하고 간곡한 마음이었다”고도 했다.
이 청년으로부터 헬스장 상황을 우회적으로 전해들은 최재형 군수가 이 청년을 비롯한 몇몇의 헬스 회원들을 초청하고 이들의 얘기에 귀 기울였다. 이후 보은 헬스장이 확 바뀌었다. 노후화되고 협소한 시설이 보강되고 프리미엄 피트니스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오랫동안 불변이었던 운영시간도 운영자 중심에서 이용자 중심으로 바뀌었다. 청년은 갑갑하고 답답했던 마음을 풀어준 군에 감사해했다.
리모델링으로 헬스장은 기존 368㎡에서 225㎡(약 68평) 증가한 593㎡ 면적으로 확장했다. 기존에 낮았던 실내 천장도 층고를 높여 개방감을 살리고 노후된 냉난방기, 공기순환기 등 기계설비도 교체하는 등 이용자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했다. 이용 시간 또한 이용자들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했다.
최재형 군수는 “헬스장 리모델링을 통해 보다 넓고 쾌적해진 공간에서 주민들이 건강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생활체육 장소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보은국민체육센터가 주민들이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시설물 유지관리와 운영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을 보탰다.
취임 4년 차를 보내는 최 군수의 특징 중 하나라면 격의 없고 유연한 소통 행보가 아닐까 싶다. 위 사례 말고도 젊은 청년들과 보은군청 평직원 그리고 지역 소재 기업인 등 지역주민들과 의사소통의 장을 자주 갖고 있다. 앞서 보은 군정을 12년간 이끈 정상혁 전 군수가 주로 말하는 것에 시간 할애를 많이 했다면 최 군수는 말을 하기보다 90% 가까이 청취에 귀기울인다. 직전 군수의 재임 12년을 쉽게 지울 수 없었던 지역민들은 이런 최 군수에게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선에서 어떤 성적표를 매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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