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한 환경을 기대한다
상태바
깨끗한 환경을 기대한다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0.03.05 0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주민 2301명의 조례 제정 청구로 관심을 끌었던 ‘보은군 가축사육 제한 조례 개정 조례’가 지난 2월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축사 신축 때 인근 주민 90% 이상 동의를 받도록 개정한 관련 조례를 공포.시행하고 가축사육 제한구역에 대한 지형도면을 변경 고시함에 따라 개정안 효력이 발생됐다. 이번 개정조례안이 보다 깨끗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한 계기가 되길 기대해 본다.
군이 이번에 변경 고시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면적은 543.18㎢다. 종전 고시 면적(556.36㎢)보다 13.18㎢(2.4%) 줄었다. 군이 고시한 가축사육 제한구역 읍면 변경 고시면적을 보면 국립공원을 품고 있는 속리산면이 90.05㎢ 가장 넓다. 이어 보은읍 60.92㎢, 회인면 53.92㎢, 마로면 53.79㎢, 내북면 53.15㎢, 산외면 52.21㎢,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인 회남면 46.58㎢, 수한면 44.70㎢, 탄부면 31.35㎢, 삼승면 27.54㎢, 장안면 28.97㎢ 순으로 나타났다.
보은군 11개 읍면 전체면적 584.21㎢의 93.0%(543.18㎢)가 가축사육 제한구역이다. 보은 전체면적에 7%(41.03㎢)만이 가축을 사육할 수 있다는 얘기다. 가축사육 제한면적에 가늠이 오지 않지만 조례안 개정으로 이전보다 축사 신축이 까다로워지고 면적이 줄어든 것만큼은 분명하다.
개정 조례는 일부제한구역의 5가구 이상 주거시설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250m 이상 떨어진 곳에 소.말.양.사슴.젖소를 기르는 축사를 신축하려면 예정부지 경계선에서 700m 이내에 사는 주민등록상 세대주의 90% 이상 동의를 받도록 했다. 5가구 이상 주거시설 부지 경계선으로부터 100m 이내에서 가축분뇨배출시설 설치허가(신고)를 받아 5년 이상 소.말.양.사슴.젖소를 사육한 농가가 축사를 철거 또는 용도변경하고 250m 이상 밖으로 이전하려면 1회에 한해 기존 설치허가(신고) 면적의 2배 이내에서 같은 가축의 축사를 신축할 수 있는 조항도 신설했다. 다만 신축하는 축사와 이전해 신축하는 축사는 준공검사일로부터 5년 이내에는 명의를 변경할 수 없도록 제한했다.
이번 조례안은 주민이 직접 청구해 의회가 개정한 조례라는데 의미가 남다르다. 축사 제한 거리를 확대하자는 주민들과 축사거리 규제보다 환경개선이 더 효율적이라고 주장하는 축산인들의 의견이 맞서 양쪽 의견을 들어보는 공청회가 열리기도 했다.
축사 거리를 확대하자는 측의 말에 따르면 보은군은 인접지역으로부터 축사신축이 가장 쉬운 곳으로 인식돼 다른 지역에서 축산을 하기 위해 보은군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 말 축사 인허가 신청수가 59개에 달했다. 이 중 20개 축사가 사과단지가 있는 삼승면 지역에 집중돼 있다. 보은 곡창지대인 탄부면에도 축사가 몰리고 있다. 이들 지역만의 문제가 아닌 군 전체의 문제가 되고 있다.
반면 보은군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농가는 2018년 기준으로 3232호로 보은군 세대수에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축산업은 보은군 지역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지역사회 발전에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보은군 전체면적에 1km로 거리제한을 둔다면 6%만이 신규축사를 신축할 수 있다. 보은군민이 가장 많은 민원을 제기 하는 것이 냄새다. 축사를 못 짓게 하기보다는 기존 축사를 깨끗한 축사, 냄새나지 않는 축사, 우리 생활과 인접한 지역에 있는 축사를 이전해 주민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게 축산인들의 생각이다.
이번 조례안 개정은 양측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 충돌의 우려를 낳기도 했지만 보은군의회가 중재한 조례안에 양자가 불만이 있었음에도 마찰 없이 수긍해준 성숙한 주민의식을 보여준 착한 사례로 평가하고 싶다.
더욱이 보은군 축산단체와 농가는 축산업에 대한 신뢰 회복과 이미지 쇄신도 다짐했다. “축산업에 대한 보은군민의 부정적 인식을 지우고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생산자들이 스스로 철저한 방역과 깨끗한 축산환경 조성을 통해 안전한 축산물 공급에 노력하자”고 결의를 보여줬다. 거리제한보다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런 마음가짐과 행동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