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심파출소제로 전환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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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파출소제로 전환되면
  • 김인호
  • 승인 2002.08.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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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제, 2교대, 3교대제로 파출소의 운영이 바뀌면서 항상 곁에 있던 파출소의 생사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해 있다. 인력의 재배치를 통한 소규모의 파출소를 폐지시켜 효율성을 높이면서도 타이트한 현재의 근무여건을 개선시킨다는 복안에서다. 시골의 파출소는 때로는 친근한 이웃으로 한편으론 분쟁의 해결사로, 최일선에서의 치안의 파수꾼으로 주민들과 고락을 함께 해 왔다.

작은 정부를 추구하면서 예산절감 및 근무여건을 개선한다는 측면에서 일단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진다. 그러나 기존 분소화의 문제점에 대한 보완대책 없이 일률적으로 중심파출소제로의 전환은 지역실정에 맞는 발상인지 의문점이 제기된다 아니 할 수 없다. 한눈에 지역 전체 상황을 알아볼 수 있는 첨단과학의 도입 없는 분소화는 제구실을 다하기가 힘든데다 치안을 담당해야 할 지역이 너무 방대해 중심파출소제로의 전환은 자칫 치안의 허술함을 불러 올 수도 있는 사안이다.

해당지역의 주민들도 이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치안의 수요는 비롯 보잘 것이 없을지라도 수박 겉핥이 식이 아닌 세심한 순찰과 파출소가 가까이에 있어 줌으로써 마음의 위안이 되고 범죄 예방차원에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읍과 국립공원인 속리산을 제외한 나머지 한곳의 파출소만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그 방대한 구역을 어떻게 커버할지 의문시된다.

혹 경찰관들의 근무여건만을 고려한 행정 편의주의 발상이 아닌지, 여기에 여론을 수렴해야할 일선 담당자들의 편의에만 편승하는 것은 아닌지 주민들의 입장에서 음미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한 주민의 우스갯 소리가 떠올려진다. “중심파출소장 운동회 때 무척 바빠지겠구나. 시골서 유지라면 면장과 파출소장인데 통합되는 면지역을 일일이 다니려면 힘들겠네” 그동안 지역의 파출소와 주민들과의 관계를 잘 대변해주는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 대목인 것 같다.

주민들은 근무여건 개선만이 아닌 진정으로 주민편에서 지역 실정에 맞는 운영체계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수렴의 최일선에 있는 층의 몫이 한층 커 보인다. 지난 전철을 되밟지 않기 위해서.


<삼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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