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되면
상태바
여름방학이 되면
  • 이영란 수정초등학교 교장
  • 승인 2015.07.16 08: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들의 꿈은 아이들과 함께 자라고 여물어 가고 있다. 아이들을 사랑하면 아이들의 심성을 알게 되고, 알고 나면 아이들에게 희망이 보인다.
세월은 흘러 벌써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7월이다. 7월은 학부형님들과 교직원을 비롯한 교육가족들이 휴가계획을 세우고 한 학기의 결과를 반성하는 시기이며 방학이 시작되는 달이기도 하다. 올해는 메르스라는 반갑지 않는 손님 때문에 학사일정과 교육과정에도 많은 혼란이 있던 한 학기였다. 그래서 방학을 맞이하는 학부형님들의 마음이 더 초조하고 많은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려는 욕심이 앞 서 방학의 계획을 부모님 입장에서 세우려고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곤 한다. 그러나 오랫동안 현직에 있는 사람으로 방학을 맞이하는 부모님들이 다음의 사항을 잘 지켜주기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첫째, 주위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다.
요즈음은 자녀가 적기 때문에 부모님들의 마음은 다른 아이보다 좀 더 색다르게, 좀 더 앞에서, 좀 더 많은 것을 가르치려고 하는 마음에 아이들이 더 힘든 생활을 하고 있다. 광고를 보고 자녀들의 취미나 능력, 관심과는 거리가 먼 학원을 선택하여 부모님은 경제적 부담을 안고, 자녀들은 심적 고통을 갖는다면 이야 말로 비경제적이고 불행을 쌓는 행동이 아닐까 한다. 이런 현상은 맞벌이 부부들이 아이들의 돌봄이 필요하여 여러 곳의 학원이나 캠프 등을 보내는 것과는 성격이 약간 다르겠지만.
둘째, 방학 중 실시되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사교육의 부담을 줄이고 함께 행복한 교육을 실천하기 위하여 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은 학생과 학부형님들의 선택으로 실시되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 자녀들이 호기심과 흥미를 갖고 참여한다면 30일 동안의 방학이 훨씬 즐겁고 알차게 보내지 않을까 생각한다.
셋째, 최고의 방학은 아이들 스스로 프로그램을 짜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요즈음 아이들은 멀티에 익숙하기 때문에 스스로 생활을 짤 수 있는 기회가 많고 능력이 부모님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탁월하다. 그 능력을 인정해 주고,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참아주면 개학 후 아이들은 훨씬 자신감 있고 긍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학기동안 못했다고 과잉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필자도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방학이 되면 평상시에 못 해 주었다는 죄책감(?)아닌 미안함이 들어 아이들의 요구에 무조건 들어주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 행동이 잘못 되었다는 것은 항상 방학이 끝 날 무렵에 느끼곤 했지만 부모로써 잘 고쳐지지 않는 행동이었다.
다섯째, 부모님과 동반 여행을 한다.
자녀와 부모님이 서로 이해하며 사랑을 키울 수 있는 가장 좋은 프로그램이다. 돈이 많이 드는 해외여행이 아니더라도 집에서 가까운 계곡에서 물놀이 하면서 생각을 나누거나 산을 같이 오르면서 힘들 때 서로 손을 잡아주고 밀어주는 행동만으로도 부모와 자녀 사이에는 믿음이 보이지 않게 차곡차곡 쌓인다.
마지막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말은 학교의 넓은 운동장에서 실컷 뛰노는 시간이 많았으면 한다. 함께 뛰어놀면서 스스로 규칙도 만들고 친해지면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 여유와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사실 방학이라는 기간 동안 학원이나 돌봄교실 참여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산과 들, 바다를 마음대로 체험하면서 느껴보는 활동이 최고이다. 자연과 함께 이야기하고 또래들과 투덜거리며 힘든 고개를 넘어 생활하는 것이 돈으로는 계산 할 수 없는 가치이다. 좋은 돈을 주고 사지 않아도 주위에서 구 할 수 있는 돌멩이로 사방치기와 비석치기를 하고 막대기로 자치기를 하면서 해맑고 힘찬 웃음소리를 듣는 것이 진정한 방학이건만 현실은 그렇지 못함이 마음 아프다. 즐겁고 보람찬 여름방학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써 보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