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C통합' 공감은 하는데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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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PC통합' 공감은 하는데 표류..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11.24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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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은농협 “통합해야만 시설 현대화”
보은농협 “적정수준이라 통합은 부담”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두 농협이 각각 운영하고 있는 미곡종합처리장을(RPC)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오래전부터 두 농협이 RPC 통합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통합을 기조로 갖고 있음에도 통합은 지지부진하다.
농협 관계자는 “하루빨리 통합수순을 밟아 늦어도 2013년에는 통합된 미곡종합처리장을 출범시켜야 한다. 시일이 지체될수록 통합에 따른 정부의 인센티브가 줄뿐 아니라 노후된 시설로는 쌀 경쟁력 또한 담보할 수 없다. 어차피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면 정부가 권장할 때 속히 진행해야 실속도 챙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은군은 2009년부터 통합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왔지만 두 농협 간 이해관계가 달라 통합추진이 겉돌고 있다. 무엇보다 양 조합장의 의지에 달린 통합에 남보은농협은 적극적인 반면 보은농협은 느긋한 편이다.
보은농협 곽덕일 조합장은 통합이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 작년 본사와의 인터뷰에서 “양 조합장이 통합에 공감을 하고 있고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애로사항이 있다. 저쪽에서 여러 품종을 하나로 섞어 조합원들에게는 소득이 낫을 지 모르지만 조합의 경영이나 앞날을 봤을 때 여러 품종을 수매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은 않다. 조합원들이 조금 불편하겠지만 단일미로 한다면 같은 가격을 받더라도 먼저 팔린다. 쌀을 못 팔면 재고가 되고 이월되면 손해가 막심하다. 이런 조그마한 차이점이 있어 통합에 접근을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로 상반된 길을 가기 때문에 세부적으로 접근하기가 어렵다”며 남보은농협의 다품종 수매를 통합의 걸림돌로 짚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종전과 달라졌다. 남보은농협은 올해부터 다품종 수매방침을 바꿔 추청과 삼광만을 제한해 수매했다. 구본향 조합장은 “보은에서 생산되는 쌀은 고품질 쪽으로 가야한다. 추청과 삼광만을 수매하게 된 이유고 RPC 통합도 겨냥했다”고 밝혔다.
남보은농협은 시설의 개보수를 위해서도 RPC 통합이 절실한 입장이다. 구 조합장은 “지금의 시설만으로는 좋은 쌀 가공이 불가능하다. 20~30억 원을 들여 시설을 현대화할 여력도 안 된다. 통합해야 시설자금이 지원된다. 단일브랜드가 되고 홍보와 행정지원도 수월하다. 대규모화가 되고 대형거래처를 뚫는데 수월하다. 운영에 새로운 사람을 영입해 쓰는 것도 아니고 농협직원을 조정하면 된다. 통합에 따른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지분에 따라 각자 운영하면 될 일이다”며 통합에 매우 공격적이다.
벼 5000톤이 가공 적정 수준인 남보은농협은 올해 13만 포대(40㎏)를 가공해 팔았다. 7~8만톤은 원곡으로 팔아 이윤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원곡판매는 시설의 노후화가 한 몫 했다.
농협중앙회 보은군지부도 통합에 적극적이다. 류영철 보은군지부장은 “충북(내수농협 제외)에서 보은군만이 통합이 안됐다. RPC가 통합되어야 할 필요성이 많고 적기”라며 통합론을 거론했다.
이에 따르면 RPC 통합이 성사돼 조합공동사업 법인으로 전환할 경우 경영평가등급에 따라 벼 매입자금으로 최고 70억 원의 융자금이 지원된다. 고품질 쌀 브랜드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시설현대화 자금 23억 원과 RPC경영컨설팅 사업으로 2100만 원도 지원받을 수 있다.
또한 매출 및 손익경영 개선을 비롯해 시장교섭력의 확대 및 브랜드 관리의 효율성 제고, 인력운용의 탄력성과 가동률 제고 등 통합의 효과는 상당하다. 여기에 고품질 쌀 브랜드 홍보와 행정 및 재정적 지원도 가능하다.
이에 따라 보은농협과 남보은농협, 농협군지부, 군청 관계자들은 2009년부터 미곡종합처리장 운영에 대한 논의를 수차 갖고 통합추진 실무팀을 구성해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었으나 통합 논의가 2년이 경과되었음에도 진전 없이 답보상태에 머물고 있다.
반면 통합에 칼자루를 쥔 보은농협은 이들과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보은농협 관계자는 “남보은농협이 단일품종으로 전환했다지만 우리와는 조건이 다르고 운영방침이 다르다. 보은농협은 브랜드와 품질이 수준에 올라 있는 상태고 남보은농협은 품질과 가격관리를 못했다. 보은농협은 고정시설, 저장시설 등을 봐 지금이 적정수준(8000톤)”이라며 통합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보은은 곡창지대가 아니기 때문에(최대 2만톤) 품질을 단일화할 필요성이 분명 있다”며 “통합을 한다면 지금부터 논의에 들어가 2013년에는 통합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기가 지나면 통합에 따른 효과가 반감된다는 견해다.
농협관계자는 이와 관련 “보은농협은 남보은농협의 미질이 떨어지고 판매망이 적다보니 한 수 아래로 보고 있다. RPC가 통합된다면 당장은 쌀 판매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 지금은 잘 나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보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통합은 쌀 브랜드와 인지도 상승 등을 가져다 줘 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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