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가로수, 교통위험 미관 실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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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가로수, 교통위험 미관 실추
  • 김인호 기자
  • 승인 2011.07.14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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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종갱신 목소리에 군 “계획 없다”
▲ 도로변에 어지럽게 떨어진 살구가 도로 미관을 헤치고 있다.
살구나무가로수가 오히려 도로 미관을 떨어뜨리거나 사고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수종을 갱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살구나무를 가로수로 식재한 금굴리와 속리산면 북암리 도로. 가로수 아래 도로변에 떨어진 살구와 주렁주렁 매달린 살구나무가 시야를 자극한다. 바닥에 나뒹구는 살구는 뭉개져 도로에 나뒹굴고 탐스럽게 열린 살구는 따보고 싶은 유혹으로 다가온다.
북암리 도로변에 이웃한 주민은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이 도로에 차량을 세우고 살구를 따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관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며 “살구가 열리는 시기는 도로가 지저분해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경관용 살구나무가로수가 있는 보은읍 금굴리 일대 도로도 사정이 비슷하다. 보은군은 지난 1999년 송죽리~금굴리를 잇는 19번 국도상 12㎞와 속리산면 상판~산외 대원리 구간 15㎞에 걸쳐 종전 벚나무 대신 꽃도 보고 열매도 맺는 토종살구나무로 가로수를 선택했다.
군 관계자는 “벚꽃나무는 30여년이 지나면 수종개량이 요구되지만 살구나무는 그렇지 않다”며 “살구채취를 목적으로 심은 것이 아니고 봄철 하얗게 꽃을 피우는 가로수를 보기 위해 살구나무 가로수를 조성한 것”이라고 당시 전환하게 된 배경을 전했다.
이들 지역에선 매실과 비슷한 푸른색의 덜 익은 살구를 매실로 오인하거나 매실대용으로 채취해가는 사례도 있다. 이 때문에 한동안 살구나무가로수에 꽃은 볼 수 있지만 열매는 보기 힘들다는 볼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급기야 군은 담당공무원이 단속에 나서거나 ‘살구채취금지’, ‘농약살포’라는 경고성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내걸고 무단채취 방지에 힘을 쏟고 있다.
보은군은 봉평리 제방도로(매실), 길상리(매실), 대야리(매실), 지산1리(매실), 지산2리(산수유), 평각리~매화교(매실), 조곡리(감나무), 분저리(매실), 남대문리(매실), 거교1리(감나무), 원평리(산수유) 등 11개소 3종 1341그루에 대해선 마을과 관리협약을 맺고 관리권을 마을에 넘겼다.
하지만 탄부면 임한리 대추나무가로수와 금굴리, 북암리 지역의 가로수는 군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대추축제가 열리는 임한리의 경우 이곳을 지나는 일부 운전자들이 가을 수확 철 탐스럽게 익은 대추를 따거나 나뭇가지를 꺾는 등 해마다 곤혹을 치르고 있다. 한때는 공들여 가꾼 홍보용 대추나무를 훼손시켜 축제를 앞두고 대추나무사랑 지킴이가 24시간 철통경비를 서는 일을 빚기도 했다. 적지 않은 매실이 열리는 봉평리 중초변(3㎞)도 매실이 경제성 있는 과실로 알려지면서 무단채취가 종종 도마에 오른다.
군은 이에 따라 대상마을과 지난해 가로수 관리 협약을 체결하고 2014년까지 5년간 과실이 나오는 가로수에 대해 관리권을 마을에 이관했다.
군은 매실나무 등 가로수길 보전 및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관리의무와 열매채취, 활용권한을 마을에 부여하고 일정 부분 행정지원과 기술자문을 지원하고 있다.
살구나무 가로수가 도로 미관을 실추시키면서 수종갱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대해 군 관계자는 “가로수가 병들고 시들고 했으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노령목도 아니고 비용도 많이 들어 일시에 바꾸기는 어렵다”며 수종갱신을 할 계획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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