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우체국 백송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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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우체국 백송 역사속으로
  • 나기홍 기자
  • 승인 2011.07.0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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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사, 지난 2일 베어내
▲ 수려한 자태를 자랑하며 군민들로부터 사랑 받아온 보은우체국 백송이 앙상하게 말라 죽은 모습
수려한 수형과 100여년에 가까운 수령을 자랑하며 군민들로부터 사랑받던 보은우체국(우체국장 최문호) 백송이 결국 베어져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보은우체국 백송은 천연기념물 104호로 지정되어 있던 어암리 백송에 가려 세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아 무심코 지나쳐 왔었으나 2004년 어암리 백송이 고사하자 군민들은 우체국백송으로 위안을 삼아왔다.

우체국백송은 1938년에 식재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어 식재된 지 73년이 지났으나 수령은 이보다 앞선 80년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형이 수려하고 뿌리가 넓게 분포되어 있어 그 수세가 청사건물에 피해를 줄 수도 있다 할 정도로 좋았으나 백송주변인 우체국 주차장을 시멘트로 덮고 그 위에 아스콘을 포장하는 등 관리 소홀로 지난해 갑자기 시들시들 시들기 시작했다.

보은우체국에서는 백송이 시드는 원인을 뿌리의 호흡불량과 수분 부족으로 보고 포장된 아스콘을 걷어내고 흙을 긁어내 수분과 공기가 원활하게 공급될 수 있도록 응급조치를 취했다.
또 수관주사를 통해 영양제도 투입하는 등 백송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지난해 10월경에는 솔잎의 색이 짙어져 소생을 하는가 했으나 고사하기 전 마지막 진기를 발휘했던 것인지 가을과 겨울을 지나면서 군민들의 기대와 달리 완전히 고사하고 말았다.

백송을 보은우체국의 자랑으로 여기고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노력했던 홍석원 전 국장은 7월 4일자로 진천으로 발령이 나자 이미 고사한 우체국백송 처리의 부담을 후임 국장에게 주지 않기 위해 토요일이었던 지난 2일 눈물을 머금고 80년간 보은우체국을 지켜왔던 백송에 톱을 댔다.

이날 우체국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떡과 과일을 준비 백송에 고사를 지내고 술을 따라 나무에 부으며 백송에 고사를 지냈고 백송이 베어져 쓰러질 때는 눈가에 눈물이 맺히기도 했다.

백색이 선명한 주간과 가지 사철 푸르른 수려한 자태를 뽐내던 보은우체국 백송은 결국 사람들의 관리소홀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나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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