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세월 속에 참 봉사의미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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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세월 속에 참 봉사의미 실천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6.2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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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은 보은군자원봉사센터소장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는 마음이 참 가난했어요. 그래서 늘 아팠던가 봐요. 모든 것을 남편이 해줄 정도로 저는 늘 받기만 했던 사람이었지요. 그러나 봉사를 시작하고 나서 제 인생이 180도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지난 1985년이던가. 봉사를 시작하면서 또 다른 인생이 시작됐다고 말하는 황선은(59·보은읍 삼산리 30-79☎544-3409)보은군 자원봉사센터소장은 그때를 회고하면 지금도 늘 감사를 느낀다고 했다. 흔히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을 봉사라고 한다. 그러나 28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참 봉사의 의미를 깨달았다고 말하는 그를 만나봤다.〈편집자 주〉

새마을부녀회서 불우이웃돕기로 봉사 입문

“당시는 자원봉사라는 말이 있지도 않았을 때였지요. 새마을지회부녀회를 통해 불우이웃돕기란 명목으로 봉사를 시작했지요. 왜 그 때는 그렇게 어려운 분들이 많았는지 정말 젊고 힘 있다는 것이 재산이라는 생각이 들데요. 가족도 있지만 자식들과 헤어져 홀로 사는 노인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것 같아요. 마음을 아프게도 하고 안타깝게도 하고 밉게도 하는 희로애락의 감정을 봉사를 하며 느꼈던 것 같아요. 군 사회경제과(당시 김정숙 과장)를 통해 타 면과 연계해 지원을 해주곤 했어요. 명절에는 쌀이나 식용유, 화장지 등 생필품 등을 주로 지원했던 것 같아요.”

지난 1995년 현 군 자원봉사센터 건립

“자원봉사센터가 생겨나기 이전에는 부녀회 기금으로 명절 때 소외이웃들에게 생필품을 전달하곤 했어요. 거기다가 부녀회원들은 참기름을 짜면 참기름을, 올뱅이국을 끓이면 올뱅이국을, 먹는 반찬을 만들어 각자 가져다가 이웃들에게 나누곤 했지요. 소외가정 2가정에 봉사자 한 명의 비율로 1주일에 한번 씩 방문해 도움을 주곤 했어요. 당시도 지금처럼 독고노인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가져다 드리고 청소, 빨래 등 다양한 실 봉사를 하곤 했어요.”

남편과 함께해 온 봉사·신앙생활에 행복

“사회생활을 하면서 좋지 않았던 건강이 서서히 좋아졌지요. 자모회를 통해 활동을 했던 난 남편의 적극적인 권유로 마침내 봉사의 길로 들어섰지요. 지금도 남편은 무조건 밖에서 하는 일이라면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무척 감사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죠. 부부가 함께 봉사를 하니 거스르는 일도 없고 함께 신앙을 하니 마음을 이해받을 수 있어 좋고요, 전에는 지금하고 다르게 부녀회서 일 하면서 차지기 농사를 지었어요. 오전부터 밤늦게 까지 진행됐지요. 지금은 힘든 일이 있다 해도 그렇게 힘든 일은 없잖아요.

봉사생활 속에서 두 아들도 목회자로 성장

“더 바랄게 무엇이 있겠어요. 봉사생활을 해오는 속에서 두 아들도 목회자로 성장했어요. 신앙의 힘으로 이뤄지는 이러한 감사함이 참 봉사를 알게 하고 감사를 느끼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알았어요. 당시 밑반찬 봉사를 하며 가장 제 기억에 남는 분들이 있어요. 딸도 있고 사위도 있고 손자도 있는 보통이상 가정의 할머니(당시 80세)였던 그 분은 돌아가시면서 자식들과의 해후를 하지 못해 지금도 마음이 아파요. 매일 불을 때서 밥을 해드셨던 할머니는 밥솥과 냉장고 하나 없이 생활을 하셨지요. 그러다가 돌아가셨는데 자식에 대한 원망이나 불평을 하나도 갖지 않으셨지요. 또 한 할아버지(당시 70세)는 한겨울에 홀로사시다 돌아가셨는데 밑반찬, 청소 등을 도왔어요. 그분들을 생각할 때 안타까움이 들죠.”

어르신들과의 소통부재가 가장 갈등의 원인

“정말 가장 어려운 것은 수혜 받는 어르신들과의 소통부재가 가장 마음을 어렵게 합니다. 그에 대한 한 일화가 있어요. 군에서 주최한 자원봉사대회를 개최하면서 카펫을 나누어 주었는데 한 어르신이 그것을 받고도 잘 몰라 안 받았다고 해 실무자는 물론 봉사자까지 난처하게 만든 일이 있었어요. 이렇듯 봉사자와 수혜자간 소통은 무척 중요한 거라고 봅니다.”

자원봉사센터와 80개 단체등록 회원 4732명

“현재 군 자원봉사센터와 연계된 단체는 80개 단체로 등록 회원 만해도 4732명이죠. 그러나 아직도 연계부분에선 갈등이 있긴 있어요. 사회단체 간 서로 이해부족이 그 원인이죠. 각 단체 간 견해 차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아요. 그러나 봉사란 서로 단체 간 연계성을 가진 통합시스템이 돼야 원활한 전문봉사를 실천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업무공유지 지시사항이 아니죠. 그나마 노인봉사, 재가봉사 등을 통한 4년간의 릴레이봉사를 통해 단체 간 공유시스템이 되고 있지요. 앞으로 과제는 사회단체 간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야하는 것이 큰 과제라고 봅니다.”

봉사는 바로 희생과 나눔이 밑바탕 될 때 가능

“간혹 봉사자들 중에는 나이 드신 분(70대 이상)들이 참 봉사를 실천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그 분들을 보면 머리가 절로 숙여집니다. 그분들께 너무나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가장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것은 봉사를 하면서 허울만 있고 생색내기에 급급한 분들을 볼 때입니다. 이 세상에서 그 어떤 것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를 느끼게 하는 것이 바로 봉사인데요. 28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봉사는 남을 돕는 것이 아닌 남에게 받는 것이라는 것을 알았어요. 봉사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과 행복의 고마움도 알았어요. 또한 어르신들을 보며 나의 노후를 바라보게 되었고 그에 대한 대비와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되죠.”
남편 류재복(63)씨와 봉사활동을 함께해온 그는 언제나 감사함뿐이다. 목회자가 된 두 아들 도현(37) 구현(35)씨를 바라보는 마음도 행복하다.
늘 생활 속에 감사함을 느끼며 사는 그는 올 12월이 임기 말이다. 임기3년에 재임까지 6년의 세월 속에 참 봉사를 실천해온 그의 바람이 있다면 각 사회단체들이 군 자원봉사센터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형성, 보다 전문적인 지역 봉사시스템을 구축해 가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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