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회의에는 보은군에선 유완백 도의원과 이주혁 부군수, 김영서 경제과장이 참석했고, 도청에선 박경국 행정부지사와 김경용 경제통상국장, 고세웅 기업유치지원과장이, 충북개발공사에서는 강교식 사장 등이 회동해 1시간가량 보은첨단산업단지 조성사업에 대해 얘기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이날 회의에서 무슨 말들이 오고갔는지 공식발표를 하지 않는 이상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참석자에 의하면 “사업에 대해 세부적으로 결정한 사항은 없지만 큰 틀에서 당초 사업 취지와 계획대로 산단을 조성해보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산단 조성사업을 포기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넘어섰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산단조성 예정지 주민들이 수년간 재산권 침해를 받고 있고 실제 대토와 과수박피나 묘지 이전 등을 감행한 상태에서 산단조성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다는데 인식을 공유했다고 합니다.
다만 산단조성에 들어갈 예산이 문제인데 “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최대한으로 돕겠다”는 선에서 합의를 했다는 전언입니다. 참석자는 “충북도가 보은군을 설마 망하게 하겠느냐”며 “보은군도 비용부담을 반이라고 딱 못 받지 말고 TF팀을 구성해 사업을 추진한다는 데 이견을 달지 않았다”고 전합니다. 또 1차 20만평을 우선 조성해 분양하되 2차 25만평 분양은 차후 문제로 원형지로 파는 방법도 있고 매각이나 분양이 안 될 경우 도와 군이 기금이나 광특예산 등을 활용, 반반이든 십시일반 부담하자는 얘기도 오갔다고 합니다.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사안들은 도지사 재가를 얻어 사업을 추진하게 되면 사업을 주도할 TF팀이 구성되고 이 TF팀에서 각종 문제를 해결하면서 진행해 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회의는 군과 도가 사업추진을 진행해나간다는데 원론적 합의는 이뤘지만 도지사 승인과 예산분담 등은 여전한 숙제로 남아 협상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산단조성과 관련해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북개발공사와 도지사의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충북개발공사는 사업의 실효성이나 타당성 등을 이유로 꺼리는 모양새고 도지사도 지난 선거에서 보은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으로 내걸었으나 전직 도지사의 공약을 이어받은 것으로 재정적 리스크가 동반되는 부담을 떠 않기 싫은 눈치인 것 같습니다. 특히 그의 정치적 기반인 제천과 충주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에 더 신경이 곤두설 정치인이라는 부분을 깊게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박경국 부지사 본인의 심적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겠지만 보은출신이고 이 곳의 딱한 사정을 누구보다 알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대가 갑니다. 지난 9월 이시종 지사는 당선 후 보은을 첫 방문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한 지역주민들의 물음에 “지역현안과 민원, 애로사항 등은 보은 출신인 박경국 부지사 및 박성수 세계조정선수권대회 추진위원장(당시) 사무총장을 통해 얘기하면 도정에 반영될 것으로 안다”고 공언했었습니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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