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주부들, 제발 쓰레기분리수거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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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주부들, 제발 쓰레기분리수거 도와주세요”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3.0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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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철 환경감시원
지구촌의 생활쓰레기 문제는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주 원인의 하나가 되고 있는 실정에 있다.
보은지역에는 생활쓰레기 집합장으로 용암, 갈목리 등 2곳이 사용되고 있다. 용암리(홀수날) 쓰레기매립장에는 건설폐기물 등 타는 쓰레기가, 갈목리(짝수 날)는 연탄이나 음식물쓰레기 등 매립생활쓰레기가 하루에 4차 정도 들어오고 있다.
이곳에는 2명의 환경감시원이 격일제로 불철주야 감시활동을 늦추지 않고 있는데 그 중 한 사람으로 4년간 환경지킴이로 마을 일을 돕고 있는 박주철(63·속리산면 갈목리 14-7)씨를 만나 근황을 들어봤다.

◇오전 9시 매립 전 쓰레기분리 감시활동

“오전 9시에서 10시 사이 충북환경, 잠실환경 등 환경미화차량이 이곳에 들이닥칩니다. 분리 수거된 음식물 쓰레기들이 일제히 차에서 내려지면 포클레인 등이 매립장에 매립을 시작하죠. 매립 전에 음식물 쓰레기가 아닌 타는 쓰레기 등이나 적법하지 않은 쓰레기 등이 섞여 있는지 확인하여 아니면 과감히 돌려보내는 일도 서슴지않지요. 어떤 경우는 환경미화원과 부닥칠 때도 있지만 아닌 것은 아니지요. 소명의식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알고 있어요.”

◇마을에선‘젊은청년'‘맥가이버'로 통해

속리산면 갈목리에는 전체 16가구가 살고 있다. 그 중 나이가 젊어‘젊은 청년’으로 불리고 있는 그는 또한 일명 ‘맥가이버’로 통하고 있다.
“마을이 전부 60, 70대의 노령화가 되다보니 서로 도와주고 고쳐주고 하는 일을 해 얻어진 별명이라 생각해요. 듣기 좋지요. 특히나 혼자손 이라 전부가 손 볼 것 투성이고 농사라도 붙이려 하면 당연히 힘이 필요하니 돕고 살아야지 별 방법이 없잖아요.”

◇불법 쓰레기들은 부닥치며 온몸으로 막아

속리초등(20회) 졸업장이 학력의 전부인 사람좋고 부지런한 박 씨는 마을에서 선정되어 군에서 위촉한 환경감시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젠 나이에 부쳐 다리도 아프고 힘이 들어 내놓을 생각도 들어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지난연말 군 지원 사업으로 상주인근 통일탑 지점에 오픈될 예정인 한우 조랑우랑사업 저지에 온 마을사람들과 나서서 막았던 일을 기억합니다. 그러잖아도 힘이 드는데 두 군데가 되면 더욱 어려워지잖아요. 감시 이전에는 쓰레기 분리작업이 엉망 이었어요. 도저히 매립 불가능한 쓰레기는 용암리로 되돌려 보내는 작업을 하지요. 음식물 쓰레기에 PT병이나 캔, 그밖에 생활쓰레기가 마구 섞여 매립되면 썩지를 않아 2차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막아야 하지요. 이럴 경우 환경미화원들과 부딪칠 때가 있지요.”

◇군차원의 가정 분리수거 철저 홍보 부탁

“쓰레기 분리수거는 실질적으로 가정에서 주부들이 잘해 주어야 해결 가능합니다. 내 돈 주고 산 비닐 봉투에 내 마음대로 넣는데 무슨 걱정이냐 하겠지만 그건 아니죠. 특히 속리산보다 인구가 많은 읍에서 젊은 주부들이 분리수거를 철저히 해주어야 문제가 없어요. 그러나 실제상황은 그렇지 못합니다. 어려움이 많지요. 환경미화원들이 새벽 4시부터 분리수거를 해오지만 새벽 일이라 어둡고 잘 보이지 않아 많은 애로가 있다는 겁니다.”
그는 또 “전에는 제일 지저분했던 성주리 농협경매장 부근이 최근에는 집중단속 등 많은 노력으로 청결한 곳으로 변모했다.”며 “가정주부들의 쓰레기 분리 문제에 대한 계몽이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이 있다면 군 차원에서 군민들의 분리수거에 대한 홍보가 이뤄졌으면 하는 것이라고 했다.

◇해군출신으로 외항선 못타 한때 좌절키도

그는 진해의 해군출신이다. 외항선을 타고 싶었으나 이유도 모른 채 1년이나 늦어진 신원조회로 기회를 놓쳐 한때는 인생의 좌절감을 맛보기도 했다.
“배를 타려면 선원수첩이 나와야 해요. 부산의 제 동기들은 무리 없이 외항선을 탔으나 난 선원수첩이 나오지 않아 배 타는 기회마저 놓쳐 버렸지요. 자포자기되어 인생을 포기하다시피 됐어요. 유일하게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자괴감 때문이었지요.”
1973년 군 제대 후 공무원 월급 3만 원 정도 했을 무렵 그는 국방부 소속 월급 15만 원짜리 일자리에도 ‘자존심’하나 지키느라 내려놓았다는 말을 했다.
“전국을 많이 떠돌았죠. 그 속에서 인생은 자기 할 일 잘하고 절대 남에게 욕먹는 일을 해선 안 된다는 좌우명을 얻었지요. 자식들에게도 항상 그 말을 합니다. 돈 잘 버는 것보다도 적을 만들지 말라는 것이죠.”

◇마을사업인 민박동 건립에 기대감 커

독거노인으로 이 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 권경자(70)씨는 “박씨는 우리 동네의 꽃이예요. 새벽 4시면 일어나 돌아다니며 이웃을 위한 일에는 손발 걷고 도와주어 무척 든든해요. 이장님을 도와 일을 하니 마을사람들이 좋아해요. 우리마을이 기사화되면 단 한집인 슬래트 지붕의 우리집을 군에서 꼭 개량해 주었으면 한다.”는 부탁도 더했다.
“마을사람들이 제안한 민박사업이 군에서 지원만 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를 통해 먹거리, 숙박 등을 소개하고 그에 걸맞는 환경조성에도 힘을 쏟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큽니다.”

◇환경감시원 10만원에 고추 감자등 농사일

한우마을에서 일하고 있는 부인 정금선(60)씨와 2남을 둔 그는 5940평방미터의 땅에 고추, 감자 등을 경작하고 있다. 그러나 퇴비, 인건비 등을 제외하면 목에 풀칠 할 정도라며 웃음 짓는다.
“저요? 환경감시원으로 10만원을 받지요. 그나저나 금년에는 더욱 농촌이 어려워 질것으로 압니다. 면세유가 작년에는 18만원이었는데 최근엔 유가가 끝 간 데 모르고 점점 치솟고 있어...걱정이 태산이죠.”

◇수장바뀔 때마다 마을사업 바뀌면 정말 곤란

“수장이 바뀔 때마다 군정이 자꾸 바뀌면 안 되지요. 마을의 민박사업으로 올해 4채의 민박동이 지어집니다. 마을사람들이 한마음 한 뜻 되어 잘사는 마을이 되는데 큰 도움이 되리라는 기대에 살고 있지요.”
환경감시원으로서, 농부로서 ‘적을 만들지 말고 살자‘는 좌우명으로 사는 그에게 있어 최대 관심사는 역시 잘사는 마을을 꿈꾸는 것이었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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