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원로교사 4인 ‘백년지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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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원로교사 4인 ‘백년지계’ 꿈꾸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1.02.10 14: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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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자·김소식··최영녀·홍란성 보육교사
예부터 ‘일년지계’는 곡식을 심는 일이고, ‘십년지계’는 나무를 심는 일이며, ‘백년지계’는 사람을 기르는 일이라고 했다. 그 정점에서 학생들을 훈육하고 가르치는 사람은 바로 교사다.
삼산초, 동광초를 비롯 지역 내 초등학교에서 맞벌이 부부, 다문화가정, 조손가정, 한 부모가정 등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이 때 어린 인성들의 방과후 지킴이로서 아이들을 행복하고 알토란 같이 살뜰하게 돌봐주고 있는 보육교사 4인을 조명해본다.
70대 원로교사로서 노익장을 발휘하며 퇴임 후 ‘돌봄 학교’ 보육교사로서 오늘도 아이들을 위해 헌신 봉사하고 진정한 교사상을 실천하며 교육의 백년지계를 꿈꾸는 그들이다. 본란을 통해 40,50여 년간 교단을 지키며 희로애락을 함께해 온 원로교사 4인이 신묘년 새해에 풀어 놓는 진정한 ‘사도(師道)’의 길에 대해 들어본다.〈편집자 주〉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해주는 노력 필요”

▲김민자(72·보은죽전·삼산초등 보육교사)씨=『요사이는 물질만능주의 속에 삶의 수준이 높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아껴 쓰는 것이 너무 부족해요. 특히 학용품을 잃어버려도 찾지 조차 않는 것은 일반화된 현실이죠. 그런 세태가 무척 아쉽기만 합니다.
20세 때 삼산초등에서 첫 교사생활을 시작했고 퇴임지도 바로 그곳이에요. 당시 첫 봉급으로 3만원을 탔는데 1만원은 어머니께, 또 1만원은 큰 어머니께 드렸지요.(회상하며 웃음) 무엇보다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이나 의견을 받아주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더라구요. 예를 들면 국어시간을 짜증내면 옆 반 선생님과 합반해 예체능 교육으로 수업을 하니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지요. 공부는 공부대로 하면서 스트레스는 확 풀고요.』
가족으로 남편 박희태(77)씨와 3남.

 

 


“성적보다 아이들 인성교육 우선돼야”

 

▲김소식(73·보은삼승·회인초등 보육교사)씨=『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아이들에게도 무척 부지런을 떨었던 열정적인 타입이었지요. 그런 탓에 20세 때 첫 임지였던 삼승초등이 교육청주관 일제고사 1등, 받아쓰기 1등을 차지해 성적 우수반으로, 자연과연구지정학교(중간놀이, 무용담당)로 지정받기도 했어요. 완전 스파스타 식이라고 해야 하나요.(웃음)
당시 저는 보은군여교사회장을 지냈고 보은여중 동기로는 홍란성, 김민자 등이 4회 보은중 여자부 출신이죠. 제가 몸담고 있는 회인초등은 1~4학년까지 합쳐야 학생 수가 고작 15명인 농촌형학교이지만 학구열만은 무척 강해요. 신남철 교장선생님의 학생들에 대한 열의가 뛰어나 귀감이 되고 있지요. 신 교장선생님과는 과거 청주 교동초등서 아이들 밥해 먹여가면서 열의를 보였던 동료였기도 하죠. 노령화 시대를 맞아서 보육교사로서 사명감을 갖고 아이들을 위해 일할 수 있어 너무나 행복합니다. 맞벌이 부부다 조손가정이다해서 맡길 데 없는 아이들을 돌볼 수 있어 좋고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가족으로 남편 이태선(74)씨와 2남1녀.

 



“사랑으로 훈육하며 인성교육 힘써야”

 

▲최영녀(71·속리산상판·동광초등 보육교사)씨=『제 나이 7세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고 그 바람에 딸만 다섯인 집안의 막내로 농사철만 되면 풀 베고 소꼴 베는 일로 학창시절의 반은 지나갔어요. 말그대로 반은 출석, 반은 결석이었지요. 가난 때문에 정규학교를 나오지 못해 중, 고교를 검정고시로 합격하고 사범학교를 나왔어요. 사범학교 등록금인 2만1150원이 없어 좌절하려던 제게 돈을 마련해주신 당시 이북출신인 이석규 담임선생님을 잊지 못합니다. 그래서 당시 20세 때 모교인 법주초등에 가서 봉직을 했고 어렵지만 정말 열심히 선생님의 고마움을 갚기 위해 아이드를 사랑으로 감싸고 인성교육에 힘을 썼지요. 그러다 삼산초등으로 전근 왔을 때 당시 2학년이었던 공이선 학생이 절 찾아 왔었어요. 아이들은 사랑으로 훈육하며 인성교육에 힘을 써야 합니다. 성적만으로 아이들을 평가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학년이 올라 갈수록 학내 부적응 현상이 심할 수밖에요. 특히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어려운 점이 많아 구석구석 돌보아주어야 하는 안타까움이 큽니다. 』
삼산어린이집원장(8년)을 지낸 그는 가족으로 남편 김권수(75·현 보은삼락회장)씨와 2남 2녀.

 

 


“성적보다 예절·인성교육 필요성 절실”

▲홍란성(72·보은 삼승면·동광초등 보육교사)씨=『나이 설흔에 교사가 된 덕에 인생을 걸고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려 마음먹었지요. 첫 부임지는 탄부초등으로 뒤늦게 시작한 교사직이라 애착을 갖고 열심히 하려 노력했어요. 한 반에 20명씩 1,2,3학년을 뽑는데 너무 많아 정리해야 할 때가 안쓰럽지요. 기초수급가정, 편부편모, 조손부모, 다문화가정, 맞벌이부부 등의 자녀가 우선권에 듭니다. 서로 들어오려고 경쟁을 하다 보니 필요한 것이죠. 수업이 끝나고 아이들이 잃어버리고 찾지 않은 연필들을 줍다보면 어느새 한웅큼 이죠. 예쁘게 깎아 연필꽂이에 꽂아 두면 너무 좋아라 사용합니다. 현직에 있다 보니 매일 느끼는 것은 아이들에게 인성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입니다. ‘그랬단 말이에요, 싫거든요.’하며 따지는 듯한 말투도요. 오후 1시부터 5~6시까지 있다 보면 아이들의 모든 것이 보입니다.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중 양말을 신지 않고 학교엘 오거나 내복조차 입지 않는 아이들이 있어요. 그럴 땐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양말을 신기고 내복을 입혀 보내죠.
무엇보다 전인적 인격체를 육성하기 위해선 아이들에 맞는 적절한 인성교육이 시행돼야 하며 이를 위해서 보육교사의 자격요건 강화와 교사자격증 우선순위 방침을 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봅니다.』
보은군여교사협의회장직(6년)을 맡았던 그는 가족으로 남편 진영제(76)씨와 2녀 1남.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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