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블레스 오블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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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 오블리주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0.11.18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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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은주가 내려가면서 소외된 이웃을 위한 각계의 온정이 쏟아지고 있다.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편부·편모가정 등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각박한 세상이나마 이 계절엔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어 다행이다.
사회단체들의 릴레이 연탄 나눠주기부터 정성들여 담근 김장까지 전달하는 등 아직은 인정이 살아있음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래야 사람 사는 세상이다. 한 마을 사람끼리 헐뜯고 홀대하고 미워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이래가지고서는 한 지역의 발전을 이룰 수 없다.
조금 있으면 눈발이 흩날리는 추운 동장군의 세상이 올 것이다.
골목길 한 중앙에 가난 하지만 김이 뽀얗게 서린 유리창 너머로 비춰지는 가정의 행복한 사랑을 동장군은 결코 시기하지 않는다.
우리도 이러한 추운 겨울을 사랑으로 보듬고 측은함으로 어루만지는 아름다운 마음을 만들어갈 때 다함께 잘사는 진정한 지역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나의 이웃이 잘 살면 더불어 내가 잘 살수 있다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또한 부를 많이 축적한 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부를 어느정도는 환원하며 살아야 마땅하다.

사회적 부의 축적이란 단지 세상을 사는 수단에 불과할 뿐 부를 통해 존경과 사랑을 받아야 할 충분조건은 결코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사람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 될 때만이 진정한 아름다운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떠한 이유로든 한 마을 사람끼리 사람으로 인해 마음 아프고 사람의 말로 인해 못을 박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조금 있으면 12월이 오고 겨울의 한 중앙에 서게 된다. 이때야 말로 사랑의 묘약이 절실한 때다.

이웃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준비하는 연탄 한 장, 김치 한포기가 시리고 아픈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촉매제가 되리라는 것을 믿고 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란 말이 있다. 프랑스어로 ‘귀족의 의무’를 의미한다. 보통 부와 권력, 명성은 사회에 대한 책임과 함께 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즉,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사회 지도층에게 사회에 대한 책임이나 국민의 의무를 모범적으로 실천하는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단어이다.

하지만 이 말은 사회지도층들이 국민의 의무를 실천하지 않는 문제를 비판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조선 정조 당시 흉년으로 인한 기근으로 식량난에 허덕이던 제주도 사람들을 위해 전 재산으로 쌀을 사서 분배한 거상 김만덕, 군수업으로 번 막대한 재산을 항일운동에 대부분 사용한 최재형 선생, 백리 안에 굶는 이가 없게 하라는 신념을 사회복지로 실천하여 민중들의 생존권 투쟁이 치열했던 19세기에도 화를 입지 않은 경주 최 부잣집처럼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역사적 사례가 있다.

유한양행 설립자 유일한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이다.

그는 미국에서 숙주나물 통조림을 생산하는 라초이 회사를 운영할 당시 녹두를 공급하던 중국 상인이 탈세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유한양행을 설립하자 도덕적 해이를 경계하여 정경유착, 탈세, 마약생산을 절대로 하지 않았으며, 주식회사 체제로 경영하여 사원들이 경영에 참여하도록 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유일한은 유한공업고등학교를 설립하였던 것이다.
바로 사람 사는 세상에서 일어난 가장 존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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