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은 적지 않은 지자체가 각종 축제를 취소한 지난해 지역농산물을 팔기 위해 신종플루란 위험부담 속에서도 축제를 강행, 13만명의 관광객 유치와 10억원 이상의 농산물을 판매해 성공한 축제였다고 공개했었다. 대추축제는 이후 충북도 시군의 대표적 축제 12개를 대상으로 한 평가에서 2009년도 충북도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대추축제는 4년이란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보은을 알렸고 무엇보다 농가의 실질적 소득증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아야하고 기존 다른 축제와 차별화된다. 인기에 영합하지 않고 잘해보겠다는 의도이겠고 정직한 군수가 되겠다는 다짐이었겠지만 정 군수의 발언은 달리 받아들일 수 있는 여지가 있어 뉘앙스가 남는 대목이다. 또 시간이 흘러 수장이 바뀌면 지나간 축제에 대해 어떤 평가가 매겨질지 궁금해지는 단면이기도 하다.
대추축제는 올해 처음 보은읍과 임한리 뜰에서 동시에 개최됐지만 사실상 읍에서 열린 축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전까지는 농촌 현장감을 살리고 외지인들의 편의를 우선 고려해 임한리로 한정지었지만 올해는 읍의 상권을 살리고 지역주민들이 축제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게 분산 개최했다. 하지만 읍과는 달리 임한리 축제장은 축제장소인지 실감조차 어려웠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반면 본무대가 있는 보은읍에서 모든 행사가 치러지는 쏠림현상이 나타났다. 임한리는 일만송이 해바라기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고 수 킬로미터에 달하는 대추가 가로수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100년 이상된 아름드리 소나무가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연상시키는 경관지역으로 훌륭한 입지조건을 지니고 있다. 대추축제 장소로 외면하기 어려운 환경을 지닌 명소다.
축제는 읍 개최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성과도 고려해볼 대상이지만 한편으론 콘크리트 바닥보다 자연경관을 좋아하는 도회지인들의 시각에서도 바라볼 필요성이 있다. 계속해 읍에서 개최하면 이들이 다음에 또 축제장을 다녀갈할지 숙고해볼 여지가 있다. 축제가 지역민들을 즐겁게 할 요량이고 주민 뜻을 받들어 시행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 읍개최는 잘하는 일이나 농산물을 팔아 농민의 소득을 올리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항목이라면 축제 장소에 대해 신중한 접근과 올해와 다른 전략(볼거리와 체험행사를 보강한 프로그램)이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축제 후 나타난 문제점은 향후 대추축제 결산보고회나 평가 시 허심탄한 성찰을 통해 축제를 한 차원 더 승화시켜 나가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란 판단이다. 한편으로 이번 축제기간 동안 축제장소에 대해 스티커를 붙이는 간단한 방법으로 1. 임한리 2. 보은읍 3. 임한리와 보은읍 개최 등 축제장 방문객의 의사도 한번쯤 물어보는 안목도 따랐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남는다.
/김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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