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고 싶었습니다 송찬호 시인(보은 장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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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었습니다 송찬호 시인(보은 장신)
  • 보은신문
  • 승인 1995.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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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단 이끄는 언어마술사
누가 저기다 밥을 쏟아놓았을까 모락모락 밥집 위로 뜨는 희망처럼
…(중략)…
달을 깨뜨리고 달 속에서 떠오르는 고소하고 노오란 달
달은 바라만 보아도 부풀어 오르는 추억의 반죽 덩어리
우리가 이 지상까지 흘러오기 위하여 얼마나 많은 빛을 잃은 것이냐
…(중략)…
달은 꽁꽁 뭉친 주먹밥이다 밥집 위에 뜬 희망처럼, 꺼지지 않는
<달은 추억의 반죽 덩어리>


87년 '우리시대의 문학' 6호에 '금호강''변비'등을 발표하면서 시단에 등단한 송시인은 89년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민음사)는 제목으로 첫시집을 펴내면서 세인들에게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뒤이어 94년에 펴낸 '10년 동안의 빈 의자'(문학과 지성사)도 첫시집에 비해 완성된 작가의 세계를 다루어 문학평론가들로부터 좋은 평을 받고 있으며 앞에 실린 시는 두번째 시집에 담긴 시 중한 편이다.

송신인이 문학계에 입문하게 된 것은 고등학교때부터 해오던 창작을 경북대 독문과에 입학해 본격적인 습작기를 갖게 되면서부터라고 한다. "문학은 내 삶의 일부이기에 집에 있건 여행을 하건간에 작품창작에 대한 생각을 늘 머리에 두고 생활한다" 80년대 후반기에 시단에 등단에 역량있는 시문학계의 젊은 시인들과 문단에서 주목을 끌어오고 있는 송찬호 시인은 문학을 대하는 자세를 이렇게 말했다. 또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난해하다는 평을 많이 하는 것에 대해 "이는 작가의 작품세계라 할 수 있는 개인의 문학적 개성을 인식하지 못한데서 온다고 본다"는 말로 시인의 일관된 시셰계를 피력했다.

송시인은 첫시집에 이어 5년만에 펴낸 두번째 시집에서도 '언어체계의 의도적인 굴절이나 원형성의 역동적인 흐름을 통한 언어의 재해석으로 작가만의 새로운 의미망을 구축하고 있다'는 평을 받아왔다. 특히 '언어끼리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냉엄하면서도 맑은 빛깔은 한 시인이 새벽안개 때문에 보라빛으로 물든 얼음위에다가 날카롭게 인식된 언어로 커다란 세계를 세공한 뒤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는 시인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든다.

"두권의 시집을 펴냈는데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지만은 못하지만 세번째 펴낼 시집은 내 세계와 충분한 호흡을 거친 뒤 세상에 내놓을 것 같아 좋은 작품집이 되리라고 느낀다" 며 "지금은 시를 접어 두고 중편소설과 청탁들어온 원고를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다"는 송시인. 보은에서 난 몇 안되는 문학인중 중앙문단에서 큰 입지를 차지하고 있고, 부인 구금회씨(35세)와 슬하에 아들 송영윤군(4세)을 두고 있는 송시인은 "되도록이면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작품창작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혀 다음에 상제될 작품이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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