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활성화의 길 (3)스포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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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활성화의 길 (3)스포츠 마케팅
  • 송진선
  • 승인 2003.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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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스포츠 대회 지역에 부창출
현재 경북 청도에서 펼쳐지고 있는 국제 소싸움 축제는 매달 개최되는데 지난 15일과 16일 2일동안 17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소싸움 구경을 왔다고 한다. 인구 5만명 정도인 군단위에 단지 소싸움을 보기 위해 17만명 가까운 유동인구가 찾았다고 하면 흡인력이 대단한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다.

품질 높은 축제는 그야말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다. 축제 못지 않게 유동인구를 많이 끌어들이는 것의 하나가 바로 스포츠·레저 관련 경기의 유치이다. 민선 자치단체장이 선출되고부터 지역 세입원 확보를 위해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가 바로 스포츠 분야이다.

우선 남해군의 예를 든다면 남해군은 스포츠 산업 육성을 위해 2000년부터 156억원을 투입해 이미 32만㎡의 스포츠 파크를 조성했고 올해 추가로 44억원을 투입, 풋살 경기장, 인조 잔디 축구장을 설치한다고 한다. 남해군이 스포츠 산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섬지역으로 물 부족이 심해 공장유치가 어렵고 마늘 이외에는 소득원이 없기 때문이다.

스포츠 파크는 축구와 야구를 중심으로 만들어졌다. 축구는 5000명이 관람할 수 있는 주경기장과 정규 규격을 갖춘 4면, 맨 땅구장 2면, 수영장, 테니스장 4면, 민간이 운영하는 정규 규격을 갖춘 인조 잔디 야구장 등의 체육시설과 숙소 4동, 스포츠 파크텔과 공원을 갖추고 있다.

남해군은 이러한 시설투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스포츠 마케팅을 벌여 초등학교 대회인 높이컵 축구대회는 243개팀이 참가해 전국적인 대회로 만들었고전국 여자축구, FA컵 축구대회, 각종 국제대회 등을 치르면서 명실상부한 스포츠 도시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이같은 대회 외에도 축구 청소년 국가대표와 수원삼성 프로축구팀, 실업팀 등 46개팀이 동계 전지훈련을 마쳤다.

이로인해 지난해 잔디구장 임대료로 연간 5500만원의 수입을 올렸으며 대한 야구캠프와 스포츠파크 호텔, 지역 숙박업소, 식당 이용 등 150억원의 직접 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했다. 남해군의 눈길을 끄는 것은 또 하나가 있다. 바로 지난 6월에 개최됐던 월드컵대회 때 우리나라에서 예선 경기를 치른 덴마크 팀의 캠프를 유치한 것이다.

인구 5만여명의 작은 지자체에서 유럽의 축구 강호인 덴마크팀의 캠프를 유치했다는 것은 기존 스포츠 파크시설을 충분히 활용하고 공무원 및 주민들의 자긍심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줬다. 그런가하면 전남 해남군도 5년전부터 동계 전지훈련단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 올해는 지난해 700명이 찾았던 것보다 크게 증가해 육상, 축구, 배구, 테니스 등 6개 종목에 1500여명이 찾아 10억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 마케팅으로 인해 지역경제에 큰 수입을 올리는 곳으로 충남 홍성군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11월에는 전국 63개 초등학교 팀 1500여명이 참가한 대한 축구협회장기 유소년 축구대회를 유치했고 8월에는 초중고 130개팀 3600여명이 참가한 전국 양궁대회를, 5월에는 전국 소년체전이 개최되는 등이 전국단위 체육행사를 유치했다.

여기에다 충남 시군 남녀 궁도대회 등 도단위 행사까지 합하면 스포츠 경기만으로 외부 유동인구를 2만여명 가까이 불러들인 것이다. 이로인한 소득이 엄청난 규모인 것은 뻔하다. 6일간 치러진 유소년 축구대회만 해도 최소 1억원이상의 외지 자본이 홍성에 유입됐다는 것이 홍성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도 그럴것이 선수단이 하루 숙박비와 식비로 1인당 최소 1만5000원 가량을 소비한다고 보면 5일만 체류한다고 해도 1인당 7만5000원이란 산술적인 계산이 가능하고 간식비 등 용돈을 포함하면 선수 1인당 10만원 가량은 소비했을 것이고 여기에 선수단과는 별도로 홍성을 방문한 학부모들의 경비까지 포함하면 가능한 분석이다.

우리나라 최고의 관광도시로 내국인 출입 가능한 일반 면세점이 들어서고 있고 국제도시인 제주도의 지난해 스포츠 대회로 벌어들인 수익은 얼마일까. 제주 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도는 국제대회 13개, 국내대회 29개 대회를 유치했으며 골프관광객이 47만여명, 전지훈련팀 유치 등으로 약 4154억원으로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했다. 엄청난 금액이다.

제주도와는 기본적인 조건부터 틀리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속리산 법주사 지구를 찾는 연간 관광객이 70만명에 불과하고 이들로 인한 소득이 거의 창출되지 못하는 보은군으로서는 입이 벌어질 일이다. 사계절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골프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스키장도 없으며, 그렇다고 체육 기반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전국 규모는커녕 도 대회를 유치할 수 있는 여건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지만 현재 있는 시설을 활용한 스포츠 대회의 유치가 절실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 공산품을 판매하기 위해 마케팅을 하는 것 처럼 보은군이 외부에 팔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스포츠마케팅이 필요하다. 또 대회는 20·30대, 학생선수들이 참가하고 토너먼트가 아닌 풀 리그전으로 지역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 있는 경기를 유치해야 한다.

도민체전이 열리는 곳마다 숙박업소가 활기를 띠고 선수들이 단체로 이용하는 식당업이 활기를 띠고 저녁 시간대 음주와 가무를 즐기는 사람들로 인해 노래방이나 술집이 활기를 띠는 등 대회 하나가 개최됨으로 인해 연관된 업종은 많은 외지 자본을 끌어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여기에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레저에 부응할 필요가 있다.

폐교된 학림 초등학교에 롤러 스케이트장이 들어서는 것을 기회로 인라인 스케이팅 대회를 유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국적으로 500여개 클럽을 통해 1만5,00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는 오프로드 드라이빙도 눈여겨볼 만하다. 또 하나 전지훈련장으로 팔아먹어야 한다. 산악코스에 황토길까지 조성되어 있는 속리산은 전지훈련장으로 그만이라는 것은 이미 2001년 코오롱소속 마라톤선수들과 지난해 전국 꿈나무 육성선수들로 인해 소문이 난 상태다.

그러나 자연자원을 이용한 훈련코스가 갖춰졌다고 해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그래서 대한 육상 경기연맹에서도 속리산에 400m코스의 운동장을 설치해주면 매년 속리산에서 전지훈련을 하겠다고 할 정도다. 연중 사용하는 것도 아닌데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도 그렇고 유지 관리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시각이 대부분이지만 매년 정기적으로 170여명의 선수와 지도자, 임원 등이 속리산을 찾고 또 이로인해 전국의 육상 선수들이 이곳에서 전지훈련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인구 5만밖에 안되고 마늘농사 외는 별다른 소득원이 없었던 남해군이 지역이 침체되고 있는 것을 스포츠로 타개하기 위해 156억원을 투입해 천연 잔디구장 5면, 실내 수영장, 테니스장 등 각종 스포츠 기반시설을 갖추고 축구도시로 성장한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정신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당장 군 세입원이 없다고 주저하고 지어놓은 후 유지·관리비를 걱정하느라 한 발짝도 전진하지 못하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틀에 박힌 사고가 지역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유지·관리비를 걱정하되 스포츠 마케팅을 통해 그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는 대회를 유치하고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하고 학부모들을 상대로 지역 농·특산물을 팔고 관광을 할 수 있는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관광코스를 개발해 상품을 팔면 자연스럽게 보은군을 홍보하는 것이 유지 관리비 타령하고 매일 가난한 군이라고 현실을 비관하는 것보다는 훨씬 발전적이다.

당장 시설을 갖추기는 어려운 현실에서 사고만이라도 능동적으로 변하면 그러한 군정을 추진하면서 공무원들도 행정 추진능력이 성장하고 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정신도 길러질 수 있을 것이다. 위의 타 지자체의 예를 볼 때 지난해 전국 규모의 게이트볼대회 2개, 도 교육감기 태권도와 탁구대회를 개최한 바 있는 보은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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