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報恩)을 잊은 보은(報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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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報恩)을 잊은 보은(報恩)
  • 나기홍 기자
  • 승인 2022.09.2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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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 대명절 추석이 지났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오래도록 막혀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가족이 함께 추석 차례를 지내고, 조상들의 묘소를 찾아 성묘도 드리는 모습이 마을 곳곳에서 눈에 뗬다.
 정부는 모처럼 고향을 찾는 이들을 위해 고속도로 통행료도 받지 않았다. 평소 3시간이면 닿는 서울에서 보은까지 오는 시간이 4시간을 훌쩍 넘었다는 것이 모처럼 고향을 찾은 이의 말이다. 그래도 고향을 찾아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 오랜 친구도 만나 그까짓 것 다 잊고 즐겁기만 했다.
 우리가 그렇게 즐거운 추석을 보내는 동안, 명절도 잊고 고통의 나날을 보내는 이들이 있다.
태풍이 휩쓸고가 집이 무너지거나, 물이 차고 토사가 흘러들어와 못쓰게 된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과 이불, 옷 등을 치우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는 제주도, 남해안 일대, 포항, 경주지역 태풍 피해 주민들이다.  
 제11호 태풍 ‘힌남노’는 지난 5일 오후부터 6일 9시 남해안으로 올라와 포항을 지나 동해안을 통해 우리나라를 지났다. 
 전국 곳곳에서 침수피해와 산사태가 발생해 수백대의 자동차가 물에 잠기고 건물이 붕괴 되는 등 커다란 피해가 속출하기도 했다. 특히, 포항과 경주 등 곳곳에서 사망 실종자가 무려 12명이 발생했다. 포항제철은 이번 태풍에 의한 공장 침수로 생산이 중단되어 7300억원이상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는 소식이다. 
 경북 포항시는 민관이 협력해 추석 연휴도 잊고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에 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피해가 워낙 크고 광범위해 조속한 복구를 위해 범국가적인 자원봉사의 손길이 절실하다고 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이번 태풍 ‘힌남노’가 지나면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포항시 곳곳에서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무려 1만4000여 곳에 이르는 도로와 주택, 상가가 침수됐고 약 8000여 대의 차량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정부가 추산하고 있는 피해액만 약 2조원에 이르며 정확한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피해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피해 복구를 위해 군 장병과 전국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누적 인원 3만 여 명이 굴삭기와 덤프트럭 등 6000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침수 주택 청소와 배수로 복구, 쓰레기·부유물 정리 등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손이 부족해 손길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가 80%를 넘는다고 한다. 
박기동 대한적십자사포항지구협의회장은 “태풍이 지나가면서 하루도 쉬지못하고 있다”며 “피해 복구를 위해 한사람의 손길도 절박한 형편“이라고 도움을 기다렸다.
 우리 보은도 수마가 휩쓸고 간 잊을 수 없는 수해가 있었다. 1980년과 1998년 수해다.
 보은군 역사 이래 최대 홍수인 1980년 홍수는 302㎜의 장대비가 쏟아져 장속저수지 둑이 무너져 순식간에 보은읍 전체는 물속에 잠겼다.
이 수해로 24명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했으며 1만3,000여명의 수재민이 발생하는 참사가 있있었다. 1998년 8월 12일에도 하루에 407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2명이 사망하는 인명피해와 1446동의 건물이 유실되고 1229.90ha의 농경지가 매몰되에 922억7200만원의 피해가 있었다.
 이때, 전국 곳곳에서 피해복구의 발걸음이 이어져 우리 보은군민들의 아픈 상처를 달랬다.
이 은혜를 갚기 위해 적십자보은지구협의회를 비롯한 보은지역 사회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각종 재해가 발생하면 현장을 찾아 아픈 상처를 치유하는데 앞장서 왔다.
그런데 최근들어서는 이상하다.
 전국 곳곳에서 산불피해, 태풍 피해 등이 발생해도 어느 단체가 현장을 방문해 아픈 상처를 치유했다는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 은혜를 값는 것을 잊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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