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단을 펼쳐 놓은 보청천 제방길을 걷는다”
상태바
“비단을 펼쳐 놓은 보청천 제방길을 걷는다”
  • 박진수 기자
  • 승인 2020.07.09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의 명소(30) - 금강의 발원 보청천 제방길
기대리에서 바라본 보청천 줄기.
기대리에서 바라본 보청천 줄기.

 탄부면 대양리 마을 앞을 지나는 보청천 줄기는 관기천과 삼가천이 만나 마로면 기대리로 흘러간다. 하천을 따라 농로를 걷다보면 물 건너편으로 외로운 봉우리에 정자가 자리하고 고풍스런 모습의 고봉정사가 눈에 들어온다.
이 고봉정사는 조선시대의 정사로 조선 중종 14년(1519) 기묘사화 때 벼슬을 버리고 낙향한 원정 최수성이 지었고 이곳에서 충암 김정, 병암 구수복 등이 시를 읊고 후학을 가르쳤다고 한다. 마로면 관기리에는 능성 구씨가 모여 살게 된 것도 이런 연고인 듯 했다. 고봉정사의 규모는 앞면 3칸, 옆면 2칸이며 겹처마 팔작지붕으로 ‘고봉정사’ 현판은 우암 송시열의 글씨이며 정사 옆에는 최수성, 김정, 구수복의 위패를 모신 고봉사가 자리하고 있다. 고봉사의 규모는 앞면 3칸, 옆면 1칸이며 홑처마 맞배지붕으로 건축되어 있으며 ‘고봉사’ 라는 현판은 최규하 전 대통령이 쓴 것이란다.
지루한 발걸음에 이런 ‘고봉정사’ 라는 조선시대의 사학교육기관을 만나는 재미가 더욱 의미가 있었다.
고봉정사를 뒤로 하고 다시 보청천을 따라 걷다보니 마로면 기대리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하천을 경계로 우측 산밑으로 자리잡은 기대리는 마을 모양이 키와 같이 생겼다고 깃대 또는 짓대. 기대라 불리웠다고 한다.
기대리와 맞다는 마을앞 제방에는 최근 매실나무 가로수를 심어 1~2년이 지나면 매실을 수확할 수 있는 명소로 가꾸어 놓았다. 매실나무 가로수길 조성과 보청천 제방공사가 마무리되어 제법 하천을 따라 걷는 길이 지루하지 않았다.
이곳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10년전만해도 여름만되면 하천가에서 올갱이도 잡고 물놀이도 하는 모습이 다반사였다” 며 “수차례의 수해피해로 인해 제방 공사가 진행된 이후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며 아쉬워 했다.
이 마을 기대리에는 배나무 골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런 연고로 기대리앞 보청천변 옆으로 배영농조합의 저장 창고가 설치되어 있는 모습에서 이곳에 배나무 농사를 많이 짓고 있는 모습이었다.
한참동안 매실나무 가로수 제방길을 걷다보니 ‘선애빌’ 이라는 표시판이 눈에 들어왔다. 마로면 기대리에 속해 있는 마을로 최근 전기없는 마을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곳이다.
‘기대리 선애빌’ 마을은 산수가 수려하고 보청천이 마을을 휘감아 흐르는 청정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제방으로 연결되는 마을 입구를 따라 한참 동안을 걸어야 만날 수 있었다. 기대리선애빌은 환경, 에너지 문제, 인간성 회복 문제에 대한 극복방안 연구 및 실천에 뜻을 같이하는 도시권 명상동호회 회원들을 주축으로 조성되었다고 한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한의사, 간호사, 약사, 법무사, 교사, 만화가, 화가, 세무공무원, 작가, 숲해설가, 환경운동가, 명상가, 강사, 디자이너, 목수, 사업가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은 생활 속에서 지속적으로 신재생에너지와 생태순환시스템을 연구, 적용하고 있으며, 전기 없는 체험의 날 운영, 지구힐링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 개최를 통해 환경과 에너지의 소중함을 깨우치며 새로운 문화, 신재생에너지 자립, 생태 마을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는데 새삼 호기심마져 발동하게 했다.
최근 많은 메스컴을 타기도 했던 기대리 선애빌 마을이 전국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사람들이나 공동체를 꿈꾸고 있는 새로운 모델이라는 말에 직접 이사와 살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기대리 선애빌 마을을 지나자 오천리와 원정리를 만난다. 보청천 줄기를 따라 걷는 길은 산과 산사이로 보청천이 흐르고 사람이 모여사는 마을을 만날 수 있어 지루함 없이 걸을 수 있었다.
다시 보청천과 인접해 있는 마로면 원정리는 마로면 관기리에 위치한 고봉정사를 창건한 원정 최수성 선생의 호가 마을 지명이 되었다고 한다. 원정 최수성 선생이 살았다는 마을이 바로 원정리였다.
조선 중종때 원정리에 위치한 점동이라는 곳에 최수성 선생이 은거하고 있던 중 주민들이 앞내를 건너가는데 불편을 덜어주기 이해 징검다리를 놓았는데 홍교, 명교라고 불리웠다고 한다. 지금은 원정리와 세중리로 연결되는 다리가 놓여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이 원정리에는 지금은 폐광이 된 흑연광산이 있었다고 한다. 마을 뒷산에 자리한 이 광산은 1917년 일본인들이 운영하다가 해방된 이후 한일광업주식회사가 흑연을 캤다고 한다.
또 원정리에는 삼층석탑이 위치해 있는데 이 석탑이 위치한 곳에는 건립연대를 알 수 없는 절터가 있었는데 지금은 석탑만이 남아있고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임야로 변해 있었다. 
이 원정리에는 최근들어 전국 사진작가들에게 모델이 되었던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다. 넓은 들판에 홀로 서 있는 느티나무는 자욱한 아침 안개와 함께 자연의 신비감마져 들게 하는 원정리 느티나무는 사람의 발길을 붙잡고 있었다.
/박진수 기자
<다음호는 마로면 세상의 중심 세중리와 한중리로 이어 갑니다>

마로면 관기리에 위치한 고봉정사.
마로면 관기리에 위치한 고봉정사.
마로면 기대리 마을전경.
마로면 기대리 마을전경.
보청천변 매실나무 가로수.
보청천변 매실나무 가로수.
대양리 운무산과 보청천.
대양리 운무산과 보청천.
원정리 삼층석탑.
원정리 삼층석탑.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