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가지 불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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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가지 불효
  • 최동철
  • 승인 2020.05.0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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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부터 효도는 인간의 도리라 중시됐다. 불효자는 ‘후레자식’이나 ‘금수만도 못한 놈’의 대명사격이었다. ‘인간 말종’으로 사람취급하지 않았다. 다만 삼강오륜 두 번째에 적시된 아버지와 자식사이의 도리는 친밀함에 있다는 ‘부자유친’처럼 불효자와 부모의 관계는 남다름도 있다.

 드물지만 아무리 흉악하고 형편없는 위인이라도 부모 앞에서는 착한 순둥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또한 어버이를 무시하고, 때리는 등 막장인생의 행동으로 이웃의 손가락질을 받는 불효자라도 부모는 감싸고 싶어 한다. 세상에서 욕먹는 부모에게 울면서 효도하는 자식들도 있다.

 맹자의 ‘단절하다’ 의미인 이루(離壘) 하편에 세상에서 하지 않아야 할 불효자오(不孝子五) 즉, 다섯 가지 불효가 적시되어 있다. 이 고사의 연유에는 전국시대 제나라 장군 광장(匡章)이 등장한다.

 광장은 이웃 진나라가 쳐들어 왔을 때 양국의 깃발을 섞는 전술로 대승을 거둔 명장이다. 연나라에 내란이 일어났을 때는 틈을 타 수도를 함락시키는 큰 공도 세웠다. 하지만 나라 안 사람들은 그에게 부모에 불효하고 처자식에게도 못된 자라고 욕을 해댔다.

 이유인즉, 광장의 아버지가 어머니의 잘못을 꾸짖다 못해 살해한 뒤 마구간에 파묻었다. 광장은 부친에게 이장을 요구했으나 죽을 때까지 끝내 듣지 않았다. 그 후 부모에 죄를 지은 몸으로 처자의 봉양을 받을 수 없다며 처를 내보내고 자식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맹자는 이런 인품의 광장과 교유하며 예를 갖춰 대했다. 이를 의아하게 생각한 제자 공도자가 왜 그러한지 스승에게 물었다. 맹자 말하길 세상에서 불효라 말하는 것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며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다.

 제 몸을 게을리 놀려 부모 봉양을 하지 않는 것. 내기 장기나 바둑 같은 노름과 고주망태 술독에 빠져 부모를 유기하는 것. 재물을 추구하고 자기 처자식만 편애하는 것. 제 욕망만 쫓아 부모를 욕되게 하는 것. 만용을 일삼아 부모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 그것이다.

 광장은 이 다섯 가지 중 한 가지에도 해당되지 않으니 불효라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맹자는 특히 요순시대 순(舜)임금을 예로 들며 효도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순임금의 부친이 만약 살인을 했다면 그 역시 아버지를 등에 업고 도망쳐 조용히 살았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은 이렇듯 무조건 부모를 감싸는 것이 효도라며 옳다고 말하지만 사실 모두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임금일지라도 부모의 잘못은 간해야 하고 자수 등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사실 다섯 가지 불효를 하지 않더라도 효도하기는 몇 배 더욱 어렵다고 언급했다.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비로소 이날 다시금 돌아보는 ‘효’는 애잔한 단어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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