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추축제 현장의 짚풀공예 이강록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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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추축제 현장의 짚풀공예 이강록씨
  • 이장열 실버기자
  • 승인 2019.10.3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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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보은대추축제’ 현장에서 만난 사람은 가장 민속적인 공예인 이강록(70 내북면 봉황리)씨였다. 그는 소먹이로 밖에 쓰이지 않을 짚풀을 이용하여 민속 용구를 만드는 장인으로 현재 ‘보은짚풀농업회사’ 대표를 맡고 있다. 쌀의 고장 김포평야가 고향인 이강록씨가 20년 전에 보은으로 들어오게 된 것은 부인 최문자(금포짜기 장인, 서산출신)씨 때문이었다고 한다. 해군에서 15년 동안 근무(통신장)하면서 배를 타고 세계 여러 곳을 유람하던 그가 짚풀장인으로 보은에 정착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한다. 국립공원속리산관리사무소에서 잠간 근무한 것을 빼고는 젊을 때 고향에서 배운 짚풀공예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이제는 짚풀이라는 흔해빠지고 보잘 것 없는 재료를 사용하여 민속예술품을 만들어 내는 어엿한 사업가로 변신한 것이다.
그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장난감 거북이, 여치, 여치집 등에서 부터 지금은 별로 사용하지 않는 추억의 계란꾸러미, ‘도롱이’, ‘짚신’애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장날에 고양이나 강아지새끼를 담아서 팔러 나오곤 했던 곡식그릇 ‘둥구미’(메꾸리), 맷돌질할 때 바닥에 까는 전이 없는 ‘메판방석’, ‘지게’, ‘바지게’, 주위에 전이 있는 자그마한 원형 ‘맷방석’, 곡식을 햇볕에 널어 말릴 때 쓰는 ‘멍석’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이런 추억의 민속품들은 번쩍이는 아파트들의 거만스러움을 조용한 자태로 순화시켜주는 역할을 함으로써 바쁜 도시민들의 정서순화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되었다.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는 중에도 중․노년기 사람들과 아이들까지 합세한 인파가 찾아들어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소품들을 사갔다. 아마 축제기간 중, 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사로잡은 매장의 하나가 아니었던가 싶다. 지금 그에겐 쉬 썩어버리는 재료의 손질과 보관문제인데 건조기가 없어 고민이라고 했다.
작품의 제작기간은 짚신은 1일, 바지게 실은 지게와 둥구미는 2-3일, 매판은 3일, 맷방석과 멍석은 1개월 이상 걸린다고 했다. 모두가 그의 손때 묻은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걱정도 없지 않다. 그의 ‘보은짚풀농업회사’가 무더기로 쏟아지는 중국의 일회성 저가제품과의 경쟁, 그리고 제품의 내구성 보완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주목된다.
마지막으로 기자는 나이 70인 그가 50대의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을 물어보았다. “노인정에나 가서 쪼그리고 있을 나인데 일을 하니까 오히려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도 좋아요.”했다. “20년을 충청도에 살았어도 아직도 ‘좋아유~’말도 못하는 당신은 영원한 이방인”이라고 농을 던지니 “그런가벼!” 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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