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회의, 호혜시장 열어 대안사회 모색
8월31일부터 9월1일까지 열렸던 우리쌀 지키기 임오년 보은취회의 의미는 보은을 역사적으로 현실적으로 중요한 지역임을 전국에 부각시킨 점이다. 우리쌀 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 운동팀과 함께 한 임오년 보은취회 추진위원회(위원장 원용칠 군 쌀 전업농 연합회장)는 수입 쌀 공격으로부터 우리 쌀 사수를 위한 절박함을 동학 농민군의 최후로 우리가 식민지생활을 했던 것에 대응시키며 보은 취회를 준비했다.태풍 루사가 한반도를 상륙해 비바람이 몹시 세차게 일었지만 보은취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동학 농민군의 최후의 항전을 기억하며 거센 풍파를 헤치고 북실 최후 전투지를 거쳐 취회지인 장내리 속리초등학교까지 도착 보은취회를 마칠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취회에서 눈길을 끈 것은 화백회의와 보은 화폐 발행으로 호혜 시장을 개설했다는 점이다.
우리쌀 지키기 중간평가와 걷기 운동의 방식에 대한 화백회의가 열렸는데 다수의 횡포가 아닌 항상 재론의 여지가 열려 있어 서로가 상대의 좋은 의견에 의지하여 자기의 의견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을 보여줬다. 또 호혜시장에서는 보은화폐가 유통돼 화폐로 계량할 때 그 의미가 죽어버리는 사람의 공덕이라든가 정성 등을 주요한 가치로 여겨야 함을 일깨워 줬다.
이가 빠지고 땟국이 줄줄 흐르는 실상사 도법스님의 다기 한 세트가 40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문화운동가인 박달한씨가 사용하던 낡은 장구가 새 것보다 몇 배 비싸게 거래돼 100인 걷기 팀의 활동자금으로 보태지는 등 대안 사회의 모색에 대한 단초를 제공하는 계기가 됐다.
이번 보은 취회와 100인 걷기 대회에는 지역 농민들의 자발적 참여 부족으로 아쉬움을 남겼으나 말티휴게소 대표 최경숙씨가 8월30일 걷기 대회 팀에게 구수한 청국장을 무료제공하고 탄부 지역 통과 시에는 지역 주민들의 격려가 열렬해 100인 걷기 대회 팀이 큰 힘을 얻는 등 보은에 대한 정을 느끼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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