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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의 아들나무?
[1427호] 2019년 05월 16일 (목) 이장열 (사)한국전통문화진흥원 이사장 webmaster@boeuni.com

 정이품송 아들나무를 길러서 상품화하려는 보은군과, 천연기념물의 자목을 판매하는 것은 안된다는 문화재청,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국민들 간에 이견이 분분하다. 문화재청은 정이품송의 자목 판매가 당초에 종 보존의 목적과 어긋난다면서 반대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보은군은 문화재청을 업고 상품가치를 높이려다가 제동이 걸린 것 같고, 문화재청은 자목을 길러 숲을 조성한다는 보은군의 명분을 믿고 지정문화재 현상변경이라는 형식으로 종자(솔방울)체취를 허가해 준 것을 후회하면서 ‘법률적 검토’를 빌미로 시간을 끌고 있는 것 같이 보인다.
 여기서 천연기념물의 지정과 현상변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천연기념물이란,  동물·식물·지질·광물과 천연보호지역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는 자연물을 말한다. 식물인 천연기념물의 지정은 수령이 오래되고, 유래가 드문 희귀종이거나, 생긴 모양이 특이한 것들이 대상이 되며 사실여부에 관계없이 특별한 전설을 지니고 있는 나무도 고려대상이 된다. 보은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103호는 일명 “정이품송”으로 수령 약 600년의 소나무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 세조와 인연이 깊은 나무다. 이 나무에 대하여 후계목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약 20년도 훨씬 더 지난 과거에 있었고 그때 문화재청에서 한번 논의된 적이 있다. 그때 문화재위원회 천연기념물 분과위원장이던 이모 위원은 “후계목?  그런건 필요없어요.”하고 일축해 버렸다. 천연기념물은 그 자체의 중요성으로 지정이 된 것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그 후계목 이야기가 다시 나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혈통문제는 몇 명 안되는 후손을 보는 동물의 세계에서만 가능한 일인데 식물처럼 수천, 수만 암술과 수술이 한 나무에 같이 있는 식물에서 혈통을 찾는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에 있는 정이품송계의 혈통목은 얼마나 될까? 그 나무에서 한해에 맺는 솔방울의 수가 얼마나 되며, 각 솔방울 마다 씨가 몇개나 되며 그것이 600년동안 생산되었으니 모두 얼마나 될까? 이미 그 후계목은 우리나라 산천에 무수히 많이 있을 것이다. 인간세계로 친다면 아들나무, 손자나무, 증손자나무 등 한 25대 정도까지 내려오지 않았을까? 그런 나무를 소위 유전자검사를 하여 가장 비슷하고, 수령이 길어서 아직도 장수할 수 있는 나무를 후계목으로 지정하여 정성껏 보호관리하면 될 것을, 무슨 솔방울 씨를 받아서 지방대학에 한그루에 30만원씩 유전자검사 비용을 물면서 100만원에 판다고?
 동종의 식물이 장수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환경의 영향이다. 동종 식물에서는 특별히 장수종이라고는 없다. 보은군에서는 99.9% 이상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혈통 보증서도 발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면 순종혈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은 자가수정(동종교배)일 것인데 우생학적으로 약체라서 수명이 가장 낮을 것이다. 그러면 그런 후계목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리고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 현상변경이란, 동식물의 서식지, 천연보호지역의 환경을 파괴하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행위에 대해서 사전에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도록 한 제도이다. 그런데 나무가지를 부질러 가면서 솔방울을 모두 따내는 것도 아닌, 번식목적의 솔방울 채취가 지정문화재인 소나무의 현상변경 대상이 되는지도 의문이다. 솔방울은 생명의 전파를 위해서 자연적으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그것 주워서 발아를 시켜서 길러서 파는 것이 지정문화재인 정이품송 자체의 보존에 무슨 해가 된다는 말인가? 그래서 현상변경이라는 거창한 행정행위로 권위를 나타내려 한 것인가? 그리고 또, 장사는 안된다고?
 문화재청에서는 할 일이 없는 곳인가 보다. 아무거나 간섭하지 말고 정이품송 나무의 보존에만 신경을 쓰는 것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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