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은 생명이자 인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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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은 생명이자 인권이다
  • 주현주 기자 기자
  • 승인 2019.04.25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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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자존심이 에펠탑 만큼 높은 프랑스가 노트르담 성당화재로 인해 자존심을 구겼다.
활활 타오르는 그들의 문화정수를 보면서 국민들은 탄식했고 일부는 화재피해를 막기 위한 문화재 이송에 손을 보태며 아쉬움을 달랬다.
그래도 이 화재로 인한 인명손실이 없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몇 년이 걸리더라도 복원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프랑스는 복원공사를 위해 3D사진 10억장을 미리 촬영해 놔 복원에는 시간만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도 준공 4년도 채 안된 궁저수지에서 물이 솟아나고 있어 지진이 잦아지는 것까지 더해져 군민들이 불안한 심정을 떨칠 수 없다.

저수지 주변 마을주민은 ‘궁저수지 제방에서 물이 새고 있다“고 농어촌공사에 신고를 했지만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다”고 말한다.

우리지역은 전체 면적의 70%가 산림으로 산이 높고 골이 깊어 장마철에는 벼락같이 물이 불어나고 건기에는 바짝 말라버리는 지형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곳곳에 저수지를 축조했다.
저수지는 대부분 산골짜기를 막아 상류지역에 조성하고 하류 쪽에는 군민들이 생업의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다.
작은 바늘구멍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가 군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폭우라는 자연재해였지만  보은지역은 그동안 물난리로 인해 수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에 더해
생활이 곤궁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승선인원초과로 비틀댔던 서해훼리는 바다 속으로 가라앉으며 무고한 수많은 인명피해를 냈고
용접불량을 그냥 넘겼던 성수대교는 아침 등굣길의 꽃다운 여고생의 생을 거둬갔고 가족 마져 해체시켰다.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날 아침 숨진 여고생의 어머니는“그날 아침 아이가 밥도 안 먹고 등굣길에 나서자 사과라도 하나 먹고 가라고 잡았고 그 사과가 세상에서 어머니가 차려준 마지막 음식이 됐다”고 지금도 자책하며 괴로움에 떨고 있다.
이 어머니는 지금도 “사과를 보면 손발이 떨린다”고 말하고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지기 2시간 전에 붕괴의 조짐을 미리 알았던 경영진은 나 몰라라 도망가면서도 계속 영업할 것을 지시하는 후안무치함을 보였다.

수학 여행길에 나선 정말 푸르디 푸르렀던 아이들이 미적대는 정부와 구조대의 엉성한 행동으로 골든타임을 놓치며 영정속의 사진으로 남았다.

지난주 족히 5-6m가 넘어 보이는 군청 앞 느티나무 가지치기 작업을 하면서도 안전모 하나 제대로 챙긴 작업자가 없었고 현장 감독관도 무심했다. 그 큰 대로를 수많은 공무원들이 지나갔지만 작업 중지 및 안전조치를 요구한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또 학교공사는 더욱 가관이다.
한참 눈으로 보고 배우는 시기인 어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아무런 안전장비도 없이 ‘시키니까’, ‘거추장스러우니까’, ‘장비를 착용하면 속도가 느리니까’ 등의 이유로 거리낌이 없다.

물론 현장 일을 하다보면 낙엽 하나가 어깨에 떨어져도 무거움을 느낄 만큼 피곤하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덥고, 무겁고, 곳곳이 이동을 방해하는 장애요소고 그야말로 삶을 위한 악전고투이다.
그런 악전고투가 삶을 위한 것이어야지 사고를 위한 것이어서는 너무 허무할 수밖에 없다.

안전은 나의 생명이자 우리 가족이 평범하게 살 수 있는 가장 기초적인 인권의 출발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월 국가안전진단의 날을 시행하고 있지만 당사자들이 철저히 지키지 않으면 빛 좋은 개살구 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발전을 빠른 시간 내에 이뤄내는 모범을 보였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산재공화국’이라는 오명도 얻었다.

뒤늦은 감은 있지만 궁저수지도 농어촌공사가 원인을 세밀하게 진단하고 보강계획을 세워 군민들에게 소상히 보고하고 시행해 주길 바란다.

안전은 과유불급이라도 너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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