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자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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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자연관
  • 보은신문
  • 승인 1999.06.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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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규(보은강산, 충청대 교수)
서양의 근대과학은 16·17세기 기독교권의 유럽에서 과학혁명의 결과로 출현한 문화적 산물이다. 당시 과학혁명의 정신적 배경은 고대 이래로 전승되어 오던 그리스적인 합리주의 자연관의 성경적 자연관 사이의 겨룸으로 요약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서구의 과학과 기술은 일찍이 회랍이나 아랍문화에서 이룩된 수학, 의학 및 기타 지식을 흡수한 토대 위에서 발달하였다. 이렇듯 현대에 와서 세계적으로 확산된 과학기술은 서구의 것이며 이는 중세기 기독교 사상의 터전 위에서 발전의 기틀을 잡아왔다.

한편, 중세 이후 유럽사상을 지배한 기독교의 자연환경관은 신의 창조설에서 시작된다. 신은 자연을 창조하였고, 그 목적은 인간이 자연을 다스리고 잘 이용하여 행복과 안락을 누리게 함에 있다는 것이다. 인간은 신이 흙으로 만들었다지만 신의 모습대로 만들었기 때문에 자연을 닮았지만 자연보다 우월한 존재로 자연을 다스릴 권능까지 부여받았다는 것이다.

성경은 ‘내가 너희들에게 모든 걸 믿고 맡길 정도니 사랑하니 너희들은 나의 정원인 이 지구를 지킴이의 사명으로 쓸고, 닦고, 보호하는 가운데 너희들의 생명을 연장 시켜라’고 했다. 이런 관점에서 서구신학은 신이 자연을 창조한 것만큼 자연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인간이 그 뜻을 이해함으로써 신의 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출현한 근대과학은 자연을 하나의 거대한 기계가 작동하는 원리로 이해하는 기계론적 세계관을 낳았고, 그것은 인간이 자연과 경쟁할 수 있고 자연을 지배할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과 행동을 갖게 하였다.

이런 변화와 함께 고학이 합리적, 실험적 요소들로 다른 모든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는 인간의 능력을 과신하는 낙관론으로 이어졌다. 종교로부터 인간정신과 이성의 해방 그리고 과학지식의 축적이 다수 인간의 다량의 행복을 보장하리라는 확고한 믿음이 서구문명 근대화의 출범이다. 발달된 과학을 응용하여 사회벌전을 도모하려는 인간의 의지가 과학의 능력을 과신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근대과학의 출현은 자연과 인공의 엄격한 구별을 하게 하였고 인간의 기술에 의해 자연의 작용을 모방하고 만물을 지배할 수 있다고 믿게 하였다.

그 결과로 자연의 위기상태가 초래되어 회복불능의 상황을 연출하게 되었다. 오늘날 환경의 위기상황을 본 서구인들은 비로서 그릇된 자연관, 환경관으로부터 탈피하기 위하여 몸부림 치고 있다. 그리고 현대환경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근본적인 논의에서 그들은 서양의 자연관 자체가 잘못 되었음에 탓을 돌리면서 자연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동양의 자연관으로 회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정이품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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