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이젠 전략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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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이젠 전략산업이다
  • 송진선
  • 승인 2005.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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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정사 불교축제와 횡성 한우축제를 보고 -
‘마음을 찾아 떠나는 시간여행’. 올해 2회였던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 가진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전의 캐치프레이즈다. 10월1일부터 3일까지 5만여명의 신도와 관광객이 다녀갔다고 한다.

사찰 학춤 등 정통 불교행사와 청소년 사생대회, 백일장, 댄스 경연대회 등을 선보였던 축제에는 가족단위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주변 팬션은 물론 여관 등 숙박업소마다 빈방을 찾지 못했을 정도로 반짝 특수를 누렸다고 한다.

관광객들은 사찰에서의 사찰음식 체험과 함께 월정사에서 제공한 산채 비빔밥과 주먹밥을 맛보고 이를 먹지 못한 관광객들은 오대산 국립공원 내 식당가와 진부면내 음식점까지 이용,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고 한다.

농산물도 불티나게 팔린 오대산 불교문화대축제 예산으로 도비 1억원과 군비 1억원 자부담 1억원이 소요됐다.

그런가 하면 9월29일 개막 10월3일까지 5일간 운영한 횡성군의 횡성 한우축제는 100억원대의 경제효과를 창출하는 전국 축제로 자리매김 했다는 소식이다.

일요일인 2일 하루동안 40만명이 축제의 장을 찾았고 5일간 전국에서 100만 인파가 몰려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횡성 한우고기를 구입하려는 인파가 하루종일 몰리면서 횡성 한우고기판매점에서는 2시간 이상씩 기다렸다가 구입하는 등 횡성한우 열풍까지 불었다. 당초 준비했던 250두가 동이나 추가로 20두를 준비했고 행사장 밖의 식당이나 정육점에서 판매된 것까지 합하면 한우고기 판매액만 수십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여기에 더덕과 안흥찐빵 등 횡성 농특산물 판매도 증가하고 숙박업소 등도 특수를 누리는 등 한우축제로 인해 횡성 지역에서는 100억원대의 경제적 효과를 얻은 것으로 추산했다.

강원도의 월정사 불교문화축제와 횡성의 한우축제를 보고 안타까운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기자는 속리산 관광경기 활성화를 위해 97년 5교구 본산인 법주사를 중심으로 불교를 테마로 한 관광지로 개발하고 불교축제 개최를 기획기사로 제안한 적이 있다.

이 기사가 나간 후 지역의 종교지도자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았다. 전국적인 국민관광지를 특정 종교색깔을 띤 관광지로 만들 수 있고 축제를 기획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주요 항의내용이었다.

물론 본 기자의 제안이 군 정책에 반영되지는 않았지만 전국적인 국민관광지라고 하는 속리산은 전국 국립공원 중에서도 아마도 내방객 감소율이 가장 크고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먹고사는 주민들의 소득이 가장 적은 지역으로 전락해버렸다.

그런가하면 속리산 관광협의회가 속리산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축제로 기획했던 도깨비 축제 및 팔도 굿 축제도 당초 의도대로 하지 못하고 반쪽자리 행사로 추락했고 이듬해에는 아예 중단돼 버렸다.

오대산도 국립공원이고 불교축제였으며 도비와 군비까지 지원, 특화된 축제로 손님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 우리지역은 그렇게 하지 못한 문화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면서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횡성 한우축제를 보며 소재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보은 한우야 사육두수 면에서는 뒤질지 모르지만 품질 면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것이 이미 품평회 등을 통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지역에서 개최된 축제는 혹독한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명맥을 유지해왔거나 개선되었고 매년 개최하면서 주민들에게, 관광객들에게 재신임을 묻고 있다. 지역축제라고 하면 대부분 개성도 없고 특색도 없고 매력도 없는 그게 그거고 우리끼리 자화자찬하다 끝내는 게 보통이다.

지역축제는 어떻게 개발해 운영하느냐에 따라 지역을 얼마든지 변화시킬 수 있는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소재가 아무리 좋아도 이를 가공해낼 머리와 기술이 있어야 하고 이를 경영할 수완이 있어야 한다.

축제는 이제 주민화합의 도구로써의 기능은 의미가 없다. 지역산업이다. 보은군은 10월21일부터 23일까지 3일간 단풍 특수를 노리며 속리산 단풍축제를 개최한다.

분산개최하면서 행사를 나열해왔던 것을 통합해 운영하면서 내용의 진수만을 뽑아 프로그램을 짜놓고 있다. 전략산업으로 접근한 원년이길 바라며 이를 계기로 지역의 부흥과 속리산의 부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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