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표지석을 설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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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에 표지석을 설치하자
  • 임향묵
  • 승인 2005.04.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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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다간 흔적도 못찾을 판…
학교의 기능을 잃어 폐교된 부지에 표지석이라도 세워 학교의 역사라도 알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표지석은 문서외적인 것으로 학교를 나타낼 수 있는 방안으로 점차 모습을 달리하는 폐교의 과거를 알 수 있는 방책인 것이다.

보은군에는 폐교된 학교가 16곳이 있는데 그 중에는 과연 그 자리가 과거에 학교였는지 의심이 가는 곳도 있다.

실례로 마로면 기대리 기대분교의 경우 일반인에게 매각돼 낚시터로 둔갑, 학교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폐교된 학교를 이용한 다양한 사업으로 이윤을 추구하고자 하는 방안으로 폐교된 학교는 다른 용도로 이용되어져 있거나 임대형식으로 쓰여지고 있는 가운데 학교였음을 알리는 표지석하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용도로 이용하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그냥 놀려서 시각적으로도 흉물스러운 건물로 변해가 버리는 것보다는 무언가 재창조를 한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재창조를 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비록 폐교가 되었다고는 하나 그곳이 학교였던 것은 변함이 없는 것이다.

학교의 기능을 상실하긴 했지만 그곳에는 많은 역사가 함께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역사적인 차원에서 폐교가 되어 다른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고는 하나 표지석 하나쯤 세워 역사를 가늠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그 예로 청원군을 들 수 있다.

청원군은 지난해에 교육청이 주도하여 ‘문닫은 학교 역사 찾기 운동’의 일환으로 관련 사료집 편찬을 전개하면서 폐교된 학교에도 비문을 새겨 표지석을 세웠다.

교육청의 자체 예산을 편성해 기암초를 시작으로 가양초, 용곡초, 종암초, 운암초 등 총17곳의 폐교에 1000만원 이내의 예산을 들여 모두 표지석을 세운 것이다.  표지석을 세우는 것은 이처럼 많은 예산이 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표지석을 세움으로써 폐교된 학교의 역사를 남기는 것이 되고 또한 동문들에게는 자신들의 뿌리를 잃지 않고 보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보은군은 어떠한가.

지난 2003년 ‘폐교 역사 찾기 운동’을 전개해 관련 자료를 모집, 책을 발간하였지만 그와 함께 이뤄졌어야 할 표지석 설치작업은 없었다.

현재 폐교된 학교 중 어느 곳에 표지석이 있는지조차 파악이 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학림초등학교와 같이 새로운 용도로 변경되어져 있는 곳을 제외하고 모두 임대형식으로 쓰여지는 폐교에 대해 보은교육청은 임대관리만을 중점적으로 할 뿐 표지석의 중요함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보은군이 폐교를 임대해 올리는 수입이 연간 80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청원군이 보은군보다 많은 17곳의 폐교에 대해 표지석 설립 예산이 1000만원이 넘지 않았다는 사실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임대 수입을 보더라도 충분히 가능한 일인 것이다.

물론 임대 수익금이 보은교육청이 아닌 도교육청에서 관리한다 하더라도 군교육청이 조금만 더 관심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보은군내 폐교에도 표지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보은교육청에서는 “현재 정확하게 표지석에 관해 논의된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조만간 그에 관한 논의가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빠른 시일 내에 보은군에서도 표지석이 설치되어 있는 폐교를 볼 수 있길 바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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