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산 닭은 조류독감 문제 없어요” 업자 이용호소
“가게 매출이 지난 두 달 동안 크게 떨어졌습니다. TV에서 닭을 살처분하는 장면이라도 나오면 그 날은 아예 주문이 한 건도 없어요.”“집세도 못내고 있고 아예 전업을 고려하고 있는 가게도 있어요.”
조류독감 한파가 몰아친 것은 지난해 12월이다.
당시만 해도 매출이 약간 줄어들긴 했지만 인체피해 사례가 알려지지 않아 그나마 가게는 유지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동남아시아에서 변종 조류독감으로 사람이 사망했다는 보도가 나간 이후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해 지금은 거의 주문이 없을 정도다.
아시아 지역에서 확산되고 있는 조류독감으로 인한 피해가 이처럼 우리나라 닭 유통산업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에게 이어지고 있다.
오해와 불신으로 소비가 위축돼 양계장에 닭이 없고 닭을 키워도 판매가 되지 않는 등 유통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양계업계 초비상
자금회전 안돼 운영 난관
현재 군내 양계 농가는 195호에서 87만6338수를 기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이중 100수 이상이 25호이고 나머지 170호 가량은 2∼3마리 가량 길러 실질적으로는 25호가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군내 대부분의 양계농가는 하림천하, 성하식품, 우인 등으로부터 병아리를 받아 이를 35∼40일간 1500∼1800g 중량으로 사육해 회사에 납품하는 체계로 유통이 이뤄지고 있다.
회사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조류독감 발병 전만 해도 보통 15일마다 닭을 키운데 대한 수수료를 받았고 수수료도 마리당 200원씩 계산됐으며 1년을 기준으로 할 때 5∼6회전까지 닭을 받아 사육해 납품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는 수수료도 45일후에 받고 수수료도 마리당 20∼40원까지 하락됐으며 종전에는 출하 후 한 달이면 다시 병아리가 입고됐으나 지금은 3개월 이상 기다려야 병아리를 입고할 수 있어 1년 회전율이 지금 상태로 보면 3회전정도에 그치고 많이 해야 4회전을 할 수 있다는 것.
이로인해 5만수를 사육하는 경우 종전에는 한 번 출하 때마다 1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려 5회전시 연간 5000만원의 조수입을 올렸으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연간 2700만원에 그칠 정도다.
양계장 난방용 기름 값은 오르고 사료값도 인상되는 등 닭을 사육하는데 소요되는 자재비는 인상되는데 이같이 닭도 유통이 되지 않고 가격도 하락돼 양계농가들의 어려움이 보통이 아니다.
치킨·오리취급점 개점 휴업
매출 급감…부업으로 집세마련
28개소에 이르는 치킨 취급점의 불황은 더욱 아득하다.
소자본으로 차린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인 치킨점의 경우 조류독감 발병 전 하루 10건이상 배달 주문을 받았다고 한다.
여기에 저녁시간 치킨을 안주로 하는 소비자들까지 포함하면 최근 같은 경기 불황에도 하루 20마리 이상 판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조류독감 발표이후 주문 및 소비자의 발길이 없어 개점 휴업인 곳이 대부분이다.
업자들에 따르면 12월부터 시작해 겨울방학에 연말 연시 특수를 누려야할 3개월간 매출이 형편없어 집세를 내지 못하는 가게가 있는 등 조류독감 파동이 업자들에게 치명타가 되고 있다.
읍내에서 8개월째 치킨점을 운영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는 “장사가 너무 안돼 포장마차 식으로 운영할 계획” 이라며 “요즘에는 집세라도 벌기 위해 낮에는 가게를 비워두고 부업을 하고 있다”며 고충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요즘같은 불황에 가게를 비우고 싶어도 인수할 업자가 나오겠느냐며 사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또다른 치킨 전문점 주인은 “TV에서 조류독감이 치명적이라고 보도를 하면서 우리나라 닭고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을 해줘야 하는데 전혀 그러지 않았다” 라며 “언론 보도가 나올 때마다 속이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TV에서 닭을 폐사하는 장면이 나오는 날에는 주문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했다.
오리고기 취급점의 불황도 마찬가지다.
오리와 닭 메뉴만을 취급한 한 업소는 12월만 해도 회식 손님을 받아 그럭저럭 유지가 됐으나 2월들어서는 단 한 명의 손님도 받지 못했다고 한다.
그동안은 주문을 하면서도 닭이나 오리고기가 아닌 돼지고기와 소고기를 주문해 판매가 됐으나 요즘은 아예 그런 전화조차 없는 실정으로 비축해놓았던 닭고기와 오리고기는 모두 처분했다고 한다.
이 업소는 전업보다는 오리고기와 닭고기를 그대로 취급하면서 쌈밥 메뉴를 신설해 판매계획을 세우는 등 조류독감으로 인한 파동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있다.
양계업자들은 “닭이 감염되면 3일 이내에 폐사한다. 죽은 닭은 피가 빠지지 않고 털이 잘 뽑히지 않기 때문에 절대로 시중에 유통될 수가 없다”며 닭고기의 안전성을 확신하고 있다.
한편 한국 음식업조합 군지부와 양계협회에서는 군내 곳곳에 국내에서 사육된 닭은 안전하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또한 조류독감의 원인균인 가금 인플루엔자는 ‘열에 약해 섭씨 70도에서 30분, 75도에서 5분, 80도에서 1분이상 가열하면 바이러스는 죽는다’는 것이 이미 판명된 것이고 치킨, 삼계탕, 도리탕, 백숙, 로스구이, 찜 등은 충분히 익혀서 요리하는 음식이므로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는 홍보물을 군민들에게 전달하며 안심하고 먹을 것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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