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하지 않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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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하지 않는 사회
  • 박평선(성균관대학교 유교철학 박사)
  • 승인 2025.01.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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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5년 새해가 밝았다. 그리고 머지않아 설날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새해가 되면 사람들마다 각기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명심보감>에 실려 있는 공자의 "삼계도(三計圖)"에는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 하고, 일년의 계획은 봄에 하며,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한다(一生之計在於幼 一年之計在於春 一日之計在於寅)”고 하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새해 소망을 담아 올해 을사년에는 사회적으로 꼭 이루어졌으면 하는 것들 중에 하나로 “거짓말 하지 않는 사회”를 정해보고자 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거짓말이 난무해 있다. 특히 정치권에서 대통령을 위시해서 장차관, 국회의원 등 최근 언론에서 연일 거짓말에 대해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보다는 서로 비방하고, 비난하며, 조금이라도 유리하다 싶으면 금방 들통이 날 것도 감추고, 왜곡하며, 거짓말을 한다. 그러다가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자신의 거짓을 감추기 위해서 또다시 거짓말을 하다가 들통이 나는 등 지도층부터 시골의 작은 단체에 이르기까지 지도자들이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일들이 과거에 비해서 많아진 것 같다.
 최근에 우리 보은군에서 일어난 일들만 보더라도 모 단체장이 회장직을 연임하기 위해서 부정한 방법으로 당선되었는데, 회원이 이를 문제 삼자 다시 원인무효로 했다가 문제가 사라지니 또다시 원안대로 회장을 하겠다고 나서다가 다시 문제를 제기하니, 재투표를 해서 결국 당선이 되었다. 또 어떤 봉사단체장은 마치 단체가 자기의 소유인양 봉사 시간을 자기 멋대로 조작해서 선심 쓰듯이 봉사 시간을 늘려 주는 경우도 있었다. 떳떳하게 봉사를 하고자 하는 회원들의 경우에는 허탈감이 들 수 있다. 만약 개인 회사의 경우라면 가끔씩 일을 시키지 않고 월급을 준다면 직원들이 좋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자원봉사의 경우는 다르다.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어렵게 시간을 내서 봉사를 하려고 갔는데, 마치 선심 쓰듯이 봉사는 안 시키고 봉사 시간만 기록하라고 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또 어떤 단체에서는 보은군을 대표하는 책을 만드는데, 편집위원장이 지극히 개인적인 내용을 책 속에 넣으려다가 편집위원 몇몇이 반대를 하니, 화를 내고는 단체에서 탈퇴는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였다. 또 어떤 단체장은 2년이 넘게 회의를 진행하지도 않고, 회원 확보에 노력하지도 않고, 총회도 안 하고, 개인적으로 바쁘시면 다른 분에게 대표를 넘기라고 권유를 해도 안하고, 매년 지원금은 받아 쓰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는 오히려 대표를 그만두라고 권유했다고 화를 내며, 서운하다고 하니, 참으로 딱한 경우가 아닐 수 없다. 또 어떤 단체에서는 국가에서 지원받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진행 횟수를 속이고, 사진만 찍어서 올리자는 회원들도 있었다. 
 현재 보은군처럼 작은 지자체에서도 이렇게 거짓 문화가 팽배해 있는데, 더 큰 지자체의 경우에는 얼마나 많은 거짓말들이 오고 갈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정말 ‘눈뜨고 코베어 간다’는 속담처럼 속고 속이는 것이 사회라고 하지만 이런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 또한 개개인의 양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도덕과 윤리라는 사회적 규범을 넘어서 법치국가에서 법을 적용하고 해석하는데도 “귀에 걸면 귀거리요,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이어령 비어령(耳於鈴鼻於鈴)식으로 해석하는 모습을 언론을 통해 보고 있노라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이 된다.
 그래서 올해는 정말로 “거짓말하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나부터 우리부터 하자’고 다짐해보자. 보은군에서부터 좋은 모범적 사례들이 널리 알려지도록 솔선수범하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더이상 이 땅에서 거짓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자. 누군가가 거짓을 하려고 하면 그러지 말자고 말하자. 우리도 한번 좋은 사회를 만들어보자고 분위기 조성을 해보자. 인간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래서 성현들은 반성과 회계하라고 한다. 잘못을 알았거든 과감하게 반성을 하고, 용서를 구하면 되는 것이다. 반성의 시작은 부끄러움을 느끼는 마음에서 시작한다. 떳떳하지 못한 자신의 행동을 보고, 양심에 부끄러워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 부끄러운 마음으로부터 떳떳하고 진실한 데까지 나아갈 때 바로 용서가 되는 것이다. 용서는 누가 해주기 이전에 자신의 양심에서 이미 일어나는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 사회는 거짓말하지 않고 묵묵히 각자의 자리에서 양심에 따라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양심을 지키는 사람보다 거짓말하는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아졌기 때문에 사회가 더 혼란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선한 양심을 가지고 단체를 이끄는 대표가 많고, 자원봉사를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분들이 있기에 우리 사회는 아직도 건재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의 우리 사회는 ‘거짓말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일으켜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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