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활기차고 행복한 농어촌을 만듭니다”라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구호가 허무하다.
가시연꽃 군락지인 둔덕저수지 관리가 엉망이기 때문이다.
지난 9일 “둔덕저수지에 가시연꽃이 피고 있다”라는 주민의 제보를 받고 둔덕저수지를 찾았다.
주민의 제보대로 이날 저수지 현장은 수백 송이의 가시연꽃이 활짝 피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저수지 제방은 온갖 잡초가 가득해 사람이 통행하기조차 어려웠고, 낚시꾼들이 버리고 간 오만가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저수지에 마련된 수상 데크길도 환삼넝쿨, 바랭이, 여뀌 등 갖가지 잡초가 덮어버려 제초 작업을 하지 않고는 들어갈 수 없어 무려 5억원이라는 막대한 정부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사업지라는 것을 의심케 했다.
실제로 이곳 둔덕저수지는 8년전인 지난 2017년 3월 20일, 환경부 공무사업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에 선정됐다.
이곳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가시연꽃 서식지를 보전 관리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농어촌공사 충북본부에서는 발 벗고 나서서 환경부를 여러 차례 방문해 가시연꽃 서식지로서의 둔덕저수지 장점을 소개하고 박덕흠 의원을 찾아가 측면 지원을 건의하는 등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귀 기울인 박덕흠 의원도 △보은군의 생태복지 소외지역 형평성 △보호지구지정 등 보은군 자체 노력 △보은IC 등 대도시 접근성을 들어 환경부 설득에 고군분투했다.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은 개발사업자가 납부한 생태계보전협력금의 50% 이내를 환경부로부터 돌려받아 생태 서식처와 대체 자연 조성 등 자연환경을 복원하는 사업으로 당시 전국 51개 지자체에서 신청해 열띤 경쟁을 펼친 가운데 한국농어촌공사 충북지사와 박덕흠 의원이 발벗고나서 땀 흘린 결과 사업을 얻어냈다.
한국농어촌공사 충북본부 보은지사는 이 사업비를 투입해 가시연꽃 서식처 보전 및 생태교육·체험공간 조성 등 생태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생태네트워크를 구축했다.
그렇게 구축한 것이 수변 데크길 조성과 쉼터, 조경수 식재 등으로 아름다운 공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 당시의 아름다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잡목과 잡초가 모두 가려 버려 왜 이 사업을 진행했는지 이해하기 조차 것이 어려운 현실이다.
국민의 혈세 5억 원이 관리부실로 모두 날아가 버린 것이다.
인근 주민 A씨는 “나는 이곳에 5억 원이라는 사업비를 쓴 줄도 몰랐다, 관리를 안하고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돈 5억원을 날려버린 것”이라며 “도대체 농어촌공사는 가시연꽃까지 있는 아름다운 저수지 관리를 왜 이렇게 방관하는건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여름철(6월~9월)만이라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예초작업이라도 해줬으며 이렇게 볼성사납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이제라도 하루빨리 인력을 투입해 잡초와 잡목을 제거해 원상 복구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석월애 농어촌공사 보은지사장은 “담수량이 많은 저수지들을 우선 관리하느라 부실한 관리를 한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며 “내일이라도 현장을 찾아 아름다운 모습을 만들어 내도록 하겠다.”고 의견을 밝혔다.
“활기차고 행복한 농어촌을 만듭니다”라는 한국농어촌공사의 구호가 허무하기만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