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소피참진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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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소피참진드기
  • 최동철
  • 승인 2023.03.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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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사한 봄 날씨가 이어지자 참진드기가 벌써 눈에 띈다. 집 지키느라 목줄에 묶여 마당에서 생활하는 충견의 몸에서다. 겨우내 개집 주변에 잠복해있던 참진드기의 유충들이 얼굴, 귀 주변에 점점이 붙어 흡혈한다. 맘껏 흡혈한 참진드기는 풍선처럼 배가 부풀어 둥그런 원형이다. 

 개는 가려워 앞발에 얼굴을 부비지만 털 속에 틀어박혀 있는 참진드기가 떨어질 리 없다. 목욕 시키거나 진드기 약을 몸에 뿌려대도 그 놈들은 악착같이 붙어있다. 결국 한 손에 핀셋 들고 돋보기안경 쓴 채, 일일이 색출해 포획하거나 즉결처분할 수밖에 별도리가 없다.

 문제는 개의 몸보다 주변 환경에 널리 퍼진 진드기의 오염이다. 개집 주변은 물론 매개체의 활동영역도 흡혈 뒤 탈출한 진드기의 점령지가 된다는 것이다. 이 놈들은 다음 흡혈을 위해 동물이 다니는 풀밭 등에서 키 높이에 맞추어 대기하다가 스치며 지나갈 때 옮아 붙는다.

 심지어 조류에도 옮겨가기 위해 블루베리의 열매가 열리는 높은 위치까지 올라가 있는 것을 관찰한 바도 있다. 블루베리 열매를 먹기 위해 착지한 새의 몸에 달라붙는다. 여하튼 농촌들녘 바깥에선 개 고양이 등 동물과 풀밭에 숨어있는 작은소피참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작은소피참진드기에 물리면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라는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혈소판감소증은 혈액을 응고시키는 성분인 혈소판이 줄어들어 말초에 출혈이 생기는 병이다. 경험한 바, 물려 ㅤㅎㅜㅂ혈 된 곳엔 딱지 같은 혈반이 생긴다.

 작은소피참진드기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며 주로 봄부터 늦가을(11월)까지 활동한다. 물릴 경우 고열, 피로감, 식욕 저하, 구토와 설사, 목ㆍ겨드랑이ㆍ임파선이 붓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잠복기는 1~2주 정도다. 그나마 다행인건 SFTS를 보유한 소참진드기는 0.5% 뿐이다.

 헌데 올 초 영국 보건당국(UKHSA)이 한국에서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감염병원체로 참진드기가 옮기는 SFTS 바이러스를 꼽으며 주의를 요망했다. UKHSA는 코로나 19 팬데믹 발생 이후부터, 전 세계 나라를 대상으로 여러 병원체를 모니터링 하고 있다. 

 어쨌든 우리나라에선 2013년 첫 환자가 보고된 이후 2021년까지 총 151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그중 279명이 사망해 18.5%의 치명률을 보였다. 질병관리청에서는 작년부터 SFTS 매개체인 참진드기 발생을 감시해 매월 국민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기온이 높으면 소참진드기 발생도 증가한다. 농작업 및 야외활동 시에는 긴소매 옷, 긴 바지 착용 등의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 특히 집 밖에서 개와 길고양이 등 동물과의 접촉 시 주의해야 한다. 보건소에서 나눠준 위생해충기피제도 골고루 살포한다.

 SFTS 감염병은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농업지역인 보은군도 예방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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