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나들이
상태바
설 나들이
  • 최동철
  • 승인 2023.01.19 09: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55>

 낼모레 글피면 음력 1월1일 설이다. 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절이다. 이번 설은 대체공휴일이 적용되어 나흘간 휴가로 이어진다. 벌써부터 해외와 국내 관광지로 향하는 공항과 기차역, 여객터미널은 나들이객들로 붐빈다고 한다.

 그러나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요즘도 연일 3만 여명 대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올 설 연휴도 ‘거리두기’는 없지만 군중이 밀집한 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채 활보하는 것이 마땅하다.

 예전에는 설을 맞으면 나이를 한 살 더 먹는 것으로 간주했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첫 날인 ‘설’에 떡국을 먹으면 한 살 씩 더 먹는 것이라 여겼다. 허나 이마저도 이젠 옛 풍속으로 남게 됐다. 올 6월부터는 연월일로만 따지는 ‘만 나이’가 적용된다.

 어쨌든 설 명절은 추석과 함께 부모가 계신 곳을 찾아 가족나들이 하는 것이 전통이다. 한 때는 귀성인파니 민족대이동이니 하며 열차, 버스, 여객선 할 것 없이 만원사례로 전국 철로, 도로 등 온갖 이동로를 몇 시간씩 정체시키기도 했다. 감수해야 할 당연한 현상이었다.

 설 아침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차례는 종손이 중심이 되어 3~4대조까지 모신다.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일가끼리 모여 성묘가기 전, 세배를 한다. 핵가족화 된 요즘은 어린 자녀나 손주에게 세배를 받고 세뱃돈을 준다. 허나 이마저도 유야무야 생략되는 풍습이 되어간다.

 어떻든 명절이 되면 한적했던 시골마을에 시끌벅적 아이들의 소리가 들린다. 대처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세배하고 세뱃돈을 받고자, 부모 손에 이끌려온 손자, 손녀들이다. 동네 어귀나 골목마다 고급스런 승용차가 빽빽하게 주차하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노부부 또는 홀몸노인만 살아 적막감마저 감돌았던 이웃 집집이 오랜만에 북적댄다. 예전 때만큼 색동옷이나 한복 치마저고리, 마고자, 두루마기로 치장하지는 않았어도 한껏 북돋우는 시끌벅적함이 분명 명절의 분위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때때옷 등 설빔입고 한껏 재롱잔치를 벌였던 손주들은 어느새 머리 좀 컸다고 부끄러워들 한다. 그 모습이 또한 대견스럽다. 오랜만에 모인 일가식솔들은 여기저기 모여 입방아를 찧거나 화투 패를 돌리며 즐거운 시간들을 보낸다.

 자녀들의 나들이를 맞이한 노인들은 이를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행복감을 느끼게 마련이다. 아마 잊지 않고 방문해 준 자녀, 손주들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마음뿐 일게다. 이처럼 명절 나들이로 서로 오가며 마음을 잇는 모습은 우리네가 지속해야 할 전통이자 미풍양속이다.

 사회·경제가 어려운 때 가족들 간 이심전심 마음을 나누는 아름다운 설이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