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끝없는 욕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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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끝없는 욕망
  • 김병연 (시인·수필가 / 고향: 마로면 관기)
  • 승인 2023.01.05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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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은 대부분 하나를 얻으면 둘을, 열을 얻으면 백을, 백을 얻으면 천을 바라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 그 욕망은 태산보다 크고 바다보다도 넓다. 바다는 그 광활한 육대주에서 물이 밤낮으로 흘러들어와도 언제나 부족하기만 하여 넘치지 않는다. 인간의 욕망도 그렇다. 아무리 채우고 채워도 한쪽은 언제나 비어 있다. 그 빈 공간을 채우려고 밤낮없이 노력하지만 결국은 다 채우지 못하고 죽는다. 
  그리고 인간의 욕망은 다양하기도 하다. 갖가지 개인적인 욕망에서부터 사회 각 분야에 대한 욕망까지 끝이 없다. 우리 생활이 어렵다는 얘기를 예전에도 수없이 들어왔고 지금도 듣고 있다. 과연 우리 생활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지게로 농사를 지을 때는 리어카를 원했고, 리어카에서 경운기, 경운기에서 트랙터를 가져도 성에 차지 않는다. 마을별로 1대씩 있던 전화가 집집마다 설치되더니 개인전화를 휴대하였고 이제 스마트폰 3000만대 시대가 되었다. 또 자전거에서 오토바이로, 오토바이에서 자가용 자동차로 바뀌었고, 자가용 자동차도 두서너 대씩 있는 가정이 수두룩하다. 게다가 가정마다 에어컨, TV, 전자레인지, 냉장고, 세탁기 등등 없는 게 없다. 냉장고에는 음식이 넘쳐난다. 또 매년 몇 차례씩 국내여행을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해외여행도 수치상으론 매년 국민의 20% 이상이 다니니 시골 사람 서울 가듯 다니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잘살지만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행복해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허기진 배를 채우지 못해 허덕이는 맹수처럼 더 많은 것, 더 편한 것만 찾아 설친다. 보다 더 잘 먹고, 잘살고, 편하게 살려는 끝없는 욕망 때문에 더 좋은 것을 사고 먹고 쓰다 보니 마음은 항상 부족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욕망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다. 개인이나 우리 사회를 더욱 발전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기술자는 더 좋은 것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기업가는 더 큰 사업과 더 많은 사업을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러한 욕망은 모두 돈을 더 벌기 위한 수단이지만 그런 가운데 일자리가 늘어나고 사회가 발전하기도 한다. 
  우리나라가 이 정도로 발전한 것은 어쨌거나 역대 대통령(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훌륭한 지도력과 근면하고 검소한 국민의 피땀 어린 노력과 세계 최고의 교육열 덕분이다. 그런데 돈을 많이 벌었거나 출세를 한 사람들 대부분은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그런 사회적 배경은 무시하고 자기가 똑똑하고 잘나서 이루어진 것으로 착각(錯覺)을 한다. 그러다가 하는 일이 조금이라도 잘못되거나 자기의 욕망이 채워지지 않으면 정부(政府)나 사회(社會)를 욕하고 남을 탓한다. 
  우리는 예전에 비하면 너무나 잘살고 있다. 지구상에서 우리보다 잘사는 나라는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우리가 어느 정도 잘사는 것인지는 생각해 보지 않고 항상 불만족스러워 한다. 모두 끝없는 욕망 때문이다. 과도한 욕망은 버려야 한다. 그리고 잘되면 내 탓이고 못되면 정부나 사회를 탓하는 나쁜 버릇도 꼭 고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먹을 것이 많아 배가 터져 죽어도 죽는 날까지 불만(不滿)과 불평(不平) 밖에 모르는 불행(不幸)한 삶을 살게 된다. 
  발전적인 욕망은 가져야 한다. 거기에는 행복이 따른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만족하고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면 행복하다. 
  과도한 욕망은 개인과 국가를 모두 불행하게 한다. 정계나 관계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취하여 교도소에 가는 것도 모두 과도한 욕망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인간의 끝없는 욕망 속에는 항상 불행이 함께하고 있다. 
  욕망(欲望)의 한계를 아는 사람은 현명(賢明)한 사람이며, 인간이 행복과 불행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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