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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붕의 대의
<397>
[1432호] 2019년 06월 20일 (목) 최동철 webmaster@boeuni.com

 유라시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유럽칼새(comm swift)는 평균 수명 20년의 일생 대부분을 하늘에서 보낸다. 매년 번식기 두 달을 제외하고 월동을 위해 날아오르면 연속 10개월을 공중에만 체류한다.

 잠은 새벽이나 황혼녘, 날던 고도 3천여 미터 상공에서 30분가량 활공하며 잠깐씩 눈을 붙인다. 낮에는 따뜻한 상승기류를 타고 활공하며 에너지를 아낀다. 먹이는 공중에 날아다니는 곤충 따위로 조달한다.

 유럽칼새 보다 더 위대한 새는 아마도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대붕(大鵬)일 것이다. 하루에 구만 리를 난다는 상상의 큰 새다. 붕이 가슴에 바람을 가득 담고 날아오르면, 양 날개는 하늘에 걸린 구름과 같다. 다만 날아오르기 위해서는 적절한 때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이 때문에 소요유의 참새는 붕을 비웃는다. 그렇게 힘들게 높이, 멀리 날아오르지 않아도 수풀 속 먹을 것이 지천이다. 몇 길만 날아올라도 창공의 자유를 만끽할 수 있는데 뭐 더 주워 먹으려 그리 큰 몸뚱이를 끌고 위험하게끔 구만 리 장천까지 날아 오르냐며 빈정댄다.

 하지만 장자는 오히려 참새무리를 꾸짖는다. ‘작은 뜻은 큰 뜻에 미칠 수 없고, 어린 것은 오래된 것에 미칠 수 없다. 이끼와 버섯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것을 알지 못하고, 매미는 봄과 가을을 알지 못한다’고 설명한다.

 ‘참새무리가 어찌 대붕의 뜻을 알랴’는 속담이 있다. 평범한 뭇사람이 큰 인물의 뜻을 헤아려 알기가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더 멀리, 더 높게, 더 넓은 세계를 보는 대붕에 비해 고작 숲속세상 타령만하는 하찮은 참새가 대붕의 대의를 꿰뚫을 수 있겠는가.

 각설하고, 지난 주 보은 그랜드컨벤션웨딩홀에서는 보은군 노인장애인복지관 주최, 관내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 400여명을 대상으로 ‘흡연의 폐해‘ 등 교육행사가 있었다. 헌데 교육 강의 종반쯤에 시끌벅적 뜻밖의 인사들이 들이닥쳤다.

 정상혁 군수, 박덕흠 국회의원, 최부림 군의원 등이 수행원들과 함께였다. 이런 막무가내 몰상식에선 늘 그러하듯 자기들끼리 서로 치켜세우더니 먼저 정 군수가 격려사를 했다. 박 의원도 한 말씀했다. 이 정도는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일 만 했다.

 그런데 빨간 점퍼의 박 의원이 대뜸 넙죽 큰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그들이 퇴장한 잠시 뒤엔 부 군수 출신이라는 김 아무개 인사도 일일이 손 내밀며 장내를 순회했다.
 
 어쨌든, 한 철 메뚜기마냥 정치인들이 설쳐대는 것을 보니 내년이 총선이다. 대붕의 대의와는 상관없이 격식을 무시하고 정치인입네 하는 소행은 뻔하다. 노인들은 단지 ‘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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