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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의 조건
[1338호] 2017년 07월 20일 (목) 시인 김종례 webmaster@boeuni.com
지난 주말이다. 이전 학교에서 동료직원으로 함께 하던 L교사로부터 한 통의 메시지가 날아왔다. 학교 이동으로 헤어진 지 두해가 넘는 시점에서 날아온 문자는 의외로 아주 다급한 내용이었다 <사랑하는 아내가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1%의 기적이 일어나도록 기도해 주세요!> 난 정신이 번쩍 들어서 전화기를 들었다. 불과 석달 전에 급성 불치병을 진단받은 이래 중환자실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 49세의 젊은 여인의 생명의 소리가 풍전등화처럼... L의 가라앉은 음성과 함께 전파를 타고 감지되었다. 집중 기도에 전념할 시간적 여유도 없이 이튿날 새벽에는 부고문자를 받고 말았다. 옷을 갈아입고 달려간 빈소에서 폭우와 같은 울음을 쏟아내는 L교사의 옆에서 덩그마니 남겨진 어린 남매가 까만 상복에 하얀 얼굴로 조문객을 맞이하였다. 그 후 며칠간은 유족의 모습이 뇌리에 각인되면서 어찌하면 그들의 영혼이 다시 회복되어 평온을 찾을지에 대하여 나의 생각도 깊어만 갔다. 예기치 못했던 사랑하는 가족과의 이별의 아픔을 딛고, 생의 가랑잎을 날려줄 구원의 투구, 그 무엇의 힘이 절실히 필요한 그들이다. 우리 주변에는 이와 유사하게 일어나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의외로 많다. 나도 일찍이 어머니를 여의는 등 크고 작은 멍에들을 가슴에 안음으로써, 인생의 여정을 운행하시는 여호와의 존재를 알게 되었으며, 나름대로 몇 가지 삶의 원리를 정립하며 살았던 것 같다.
첫째, 행복과 불행의 수치를 남과 비교하지 않기로 하였다. 누구나 나름대로의 삶의 옹이 조각을 수놓으며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길이다. 행복과 은혜는 상대적이 아니라 나만의 절대적인 가치라고 판단해야 옳을 것이다. 유복한 인생, 박복한 인생이 어디 딱 구분이 있으랴~~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다운 이웃의 꽃밭이나 잔듸밭도 가까이 가보면 벌레떼가 우글거리고 꽃잎이 말라 황폐함을 곧 알게 되지 않는가. 베틀앞에 앉아 환상의 옷감을 짜는 듯한 여인의 속내도 가만히 들여다보라. 행복의 씨실만 가지고는 불행의 날실로만 가지고는 인생이라는 옷감이 완성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된다. 가뭄 후에 단비는 내리고, 소낙비 퍼 부은 후에 무지개는 떠오르고,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되풀이하며 저마다 스쳐가는 바람 속에서 삶의 꽃 한송이 피우고저, 오늘도 동분서주 안간힘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둘째, 어려움이나 아픔이나 고난이라는 인생의 덫을 배척하지 않고 친구가 되고자 마음먹었다. 그것들을 피하고 부정하고자 몸부림 칠 때 오히려 괴로움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더욱 황폐해져만 가는 자신의 영혼을 보게 되었다. 질곡의 밤을 보내고서야 만날 수 있는 한 줄기 여명처럼, 고통을 통과한 후에 만나는 참 조이(JOY)를 갈망하면서... 사막처럼 메말라 가던 불모지 같은 내 마음밭에도 붉디붉은 바람꽃 한송이 피어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살고 있다.
셋째, 통증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참혹한 자신의 영혼을 들여다보면서 신앙의 힘에 의지하였다. 부정적으로 절망할 때는 거기가 벼랑이고 끝이지만, 8할내지 9할의 결핍에도 낙심하지 말고 최선을 다할 때, 의외로 반전의 선물을 예비해 주시는 그분의 놀라운 섭리를 늦게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성경에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하나님의 평강이 너의 생각을 지켜주시길 아뢰어라>라는 말씀이나, 불경에서 삼독심(三毒心)을 버림으로써 도피안 공지혜 경지에 이르러서야 참 평강을 누린다는 명승들의 가르침을 엿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부디 L교사의 가정에도 마른 껍질로 굳어가는 듯한 바람소리를 가슴으로 안음으로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의 꽃 한송이 활짝 피워내는 은혜가 충만하기만을 간절히 기원한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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