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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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물
  • 이영란 종곡초등학교 교감
  • 승인 2014.01.0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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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길 때는 아쉬움이 컸지만 1월의 새 달력을 맞이할 때는 나름대로 각자의 새 희망을 메모지나 일기장에 적어 알찬 한해를 보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이 우리 소시민들의 삶이 아닌가 싶다. 새해 해맞이로 시작된 2014 갑오년 아침에 각자의 생활을 반성해 보면서 새 계획을 세워 보자. 비록 작심삼일이 되더라도.....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두 개 중 하나는 자기의 생각을 남의 머리에 집어넣는 일이요, 다른 하나는 남의 호주머니에 있는 돈을 빼오는 일이라 한다. 이것을 지금의 말로 표현하자면 전자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 선생님이고, 후자를 잘하는 이를 우리들은 사장님이라 부른다.
맞는 말이다.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고개는 끄덕이면서 미소를 짓고 있지만 나의 말을 잘 이해하고 내 생각과 일치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가르쳐야 하는 우리 선생님들의 직업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더구나 정보화시대에 쏟아지는 새로운 지식들은 어떤 지식을 어떻게 얼마나 머리에 집어넣어야 할지 교사들도 정리하기가 힘들다.
남의 돈을 정당하게 빼내야 하는 사장님도 마찬가지이다. 요즈음은 정당한 방법으로 빼 가는 것보다는 불합리하고 좋지 못한 방법으로 쉽게 벌려는 생각을 갖고 남의 주머니를 넘보는 사람들이 많아 사회가 혼잡해 지고 있다. 이런 사회적, 경제적 어려운 일을 서로 도와가며 잘 해 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펌프의 지하수가 올라오려면 한 바가지 정도의 마중물(종자 물)이 필요한데 난 올해 나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마중물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겸손의 마중물이 되어 자기의 소리를 낮추고 남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겸손은 상대방을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있을 때 나타나는 얼굴이다. 둑이나 길이 막히면 물길이 돌아가듯이 지혜의 마중물이 되어 서로서로 소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혜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아가는 자비와 사랑이다. 그리고 구정물까지 받아주어 정화를 시키는 포용력과 융통성을 발휘하는 마중물이 되어 악한 사람이나 잘못이 있는 사람이 반성하여 더 좋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내가 가장 원하는 마중물은 바위를 뚫는 인내와 끈기의 마중물이 되어 좀 힘든 일도 참고 끝까지 가려고 하는 마음의 마중물, 다른 사람이 하기 싫은 궂은일을 선뜻 할 수 있는 사랑의 마중물인데 이러한 마중물이 많으면 정말 좋은 대한민국이 될 것 같다. 도랑물이 모여 개울이 되고 개울물이 모여 시냇물이 되고 시냇물이 모여 큰 강물이 되고 큰 강물이 모여 유유히 흘러가는 바다를 이루듯이 우리의 작은 마중물이 커다란 일을 잘 해내는 깨끗하고 활기찬 지하수가 되어 멀리멀리 퍼져 마음이 풍요로운 일 년이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올해는 갑오년, 십이지로 따지면 말이다. 말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행동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며 성격이 온순하여 사람과 의사소통이 원활할 정도로 매우 영리한 동물로 알려진 유익한 동물이다. 올 한해는 말과 같이 모든 일에 적극적이며 진취적인 행동으로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랑의 학교와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나와 다른 사람의 행복을 퍼 올리는 한 바가지의 마중물이 모든 사람에게 희망과 사랑을 주는 청마(靑馬)가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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