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가경구년명 철종
금속공예 총집합된 아름답고 뛰어난 예술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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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가경구년명 철종
금속공예 총집합된 아름답고 뛰어난 예술작품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12.0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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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보은문화재 <19>
엊그제 내린 눈이 채 녹기도 전인데 어느덧 일 년 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 지나고 있다. 바람도 제법 겨울을 흉내 내는 듯 날선 기세가 대단하다.
그래도 상쾌한 공기를 마시며 법주사 오리 숲을 걸어본다. 오늘따라 은은하게 들려오는 맑은 소리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보통 산사(山寺)에 오르게 되면 가장 먼저 귀를 트이게 하는 것은 바로 종소리가 아닐까!
이번 시간에는 법주사 가경구년명이라고 새겨져 있는 종(鐘)에 관한 이야기와 옛 부터 종이라고 하는 문화재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먼저, 보은 법주사 가경구년명 철종(嘉慶九年銘 鐵鍾)은 높이 212.5㎝. 종신부 하단 지름140㎝인 대형 철제 종이다. 몸체 하단에 명문(銘文)이 있어 1804년(순조4, 嘉慶9)법주사에서 주조된 종임을 알 수 있다. 종신(鐘身: 종 몸체)선은 둔중한 편으로 양각된 가로선이 3줄 둘러져 종신을 크게 구획하고 용뉴(종루에 거는 부분을 용 모양으로 하여 마치 용이 종을 들어 올리는 듯하게 형상화 한 부분)는 쌍룡으로 되어 있다. 윗부분과 아랫부분에는 연판무늬와 당초문양이 새겨져 있다. 특히, 상단에는 범자문양과 비천상이 중단에는 유곽과 보살입상이 조각되어 있다.
또한, 종신(鐘身) 아랫단에는『중수(重修)주지(住持)진하(震河)도감(都監)동수(東秀)감사(監事)봉협(奉協)야장(冶匠)임화순(林化順)무입화후이팔육오병진팔월일(无入火后二八六五丙辰八月日)성수천추(聖壽千秋)국기만세(國紀萬歲), 가경구년갑자칠월일대법주사대종중사천근(嘉慶九年甲子七月日大法住寺大鐘重四千斤)』이라는 명문(銘文)이 음각되어 있다. 이를 통해 조선 후기에 제작된 종(鐘)이라는 사실 뿐만 아니라, 당시 시주자와 주지(住持), 제작자 등 다양한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이 종은 2004년 충북 유형문화재 제23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다음으로 흔히 범종(梵鐘)으로 알려져 있는 우리나라 종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범종은 구리로 제작되기 때문에 동종(銅鐘)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 동종은 중국 주대(周代) 악기(樂器)인 용종(甬鐘)을 모방해서 그 형태를 만들었다고 한다. 특히, 신라시대에 만들어진 종은 매우 독특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며, 외형상으로도 독특한 양식과 구조를 보여주고 있다. 범종은 불교의식이나 음악을 연주할 때 사용되었는데, 시간을 알리거나 공양과 예배시간을 알리는 중요한 도구였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 범종의 특징은, 상부에 용뉴(龍?: 종루에 매어다는 부분)와 용통(龍筒: 소리에 영향을 주는 부분)이 부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종신(鐘身: 몸체)는 상대-중대-하대로 구분되며, 상대에는 띠 모양으로 당초문이나 반원으로 장식되어 있다. 중대에는 젖꼭지 모양처럼 생긴 유두와 이를 둘러싼 유곽, 종을 때리는 부분인 연꽃모양의 당좌가 배치되어 있다. 그 외 공간에는 비천상(飛天像:악기연주)이나 보살상(菩薩像:공양) 또는 명문을 새겨 넣기도 한다. 하대에는 종 입구 부분을 띠모양으로 둘러 장식하였다. 이처럼, 우리나라 범종은 용뉴에서부터 각 부분에 이르기까지 금속공예가 총집합된 매우 아름답고 뛰어난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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