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양과 예불을 알리는 법주사 불전사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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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과 예불을 알리는 법주사 불전사물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11.2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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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보은문화재 <19>
문 밖을 나서면서 차가워진 아침 공기를 배속 깊이 들이마시며 아침 산책에 나섰다. 지난 밤 내린 서리에 얼어붙은 도로변 차 유리는 온통 하얀 소금을 뒤집어 쓴 듯하다. 가로수 아래로 바람에 실려 이리저리 뒹구는 낙엽들을 뒤로 한 채, 법주사로 향하는 오솔길을 걸어가 본다.
이번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사물놀이의 기원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사물놀이는 사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板), 범종(梵鐘)에서 출발한 것이다. 이 네 가지를 불전사물(佛殿四物)이라고 한다. 현재 사물놀이는 우리 민속악기인 북, 꽹과리, 장구, 징 네 가지 악기로 구성되어 있어 사물놀이로 부른다. 그 중 종은 징으로 법고는 북, 목어는 장구로, 운판은 꽹과리로 변화한 것이다.
그러면, 불전사물에 대해서 하나씩 그 의미를 알아보기로 하자.
먼저 법고(法鼓)를 보면, 법을 전하는 북이라는 뜻으로 보통 범종루에 걸어두고 예식을 할 때 친다. 법고의 재질은 다른 북처럼 쇠가죽으로 만든다. 절에서 사용하는 악기라서 도살하지 않고 자연사한 소의 가죽으로 만들며, 한쪽에는 황소 가죽을 다른 한쪽은 암소 가죽을 붙인다.
사찰에서 법고를 치는 이유는 땅위에 사는 짐승을 위해서다. 보통 아침, 저녁에 북을 치며, 마음심(心)자를 그리듯 친다고 한다.
다음으로, 운판(雲板)은 말 그대로 구름 모양의 철판이라는 뜻이다. 재료는 청동이나 철을 구름무늬 모양으로 만든 판이다. 이는 하늘에 떠도는 영혼을 천도(遷度)하고 공중의 날짐승들에게 불법을 전하고자 만든 타악기다. 또한, 절에 있는 운판에는 구름 모양의 판 위에 보살상이나 비천상을 새기거나 승천하는 용, 구름 또는 달을 새겨 넣기도 한다. 목어(木魚)는 나무로 만든 물고기를 말하며, 수중에 사는 생명들에게 불법을 전하고자 만든 타악기다. 목어는 나무속을 파내어 물고기 모양을 만드는데, 목어를 칠 때는 파낸 속에 채를 넣어 안쪽을 두드려 소리를 낸다. 스님들이 염불을 외울 때 손에 들고 치는 목탁도 목어를 작게 변형시킨 것이라 할 수 있다. 사찰에 있는 대부분의 목어는 용두어신(龍頭魚身) 즉, 머리는 용의 모습에 여의주를 물고 있고, 몸뚱이는 잉어를 닮은 모습에 화려한 색채를 띠고, 배속은 비어 있다.
네 번째로 범종(梵鐘)은 구리로 제작되기에 동종(銅鐘)이라고도 한다. 범종은 불교의식이나 음악을 연주할 때 사용되었는데, 시간을 알리거나 공양과 예배시간을 알려주는 중요한 도구였다. 또한, 종소리는 번뇌를 씻어주고 마음을 안정시켜주며, 지옥에 떨어진 중생을 구제해 준다고 한다. 우리나라 동종의 기원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견이 있으나 일반적으로 중국 주대(周代)의 악기인 용종(甬鐘)을 모방하여 그 형태가 이루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알려진 문화재로는 상원사 종(上院寺 鐘: 가장 오래된 종)과 성덕대왕신종(聖德大王神鍾: 가장 큰 종)이 있다. 사찰에서 아침, 저녁 예불을 할 때, 이 불전사물(佛殿四物)을 울리는데, 법고 운판 목어 범종 순서로 친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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