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석탑재중 신중상
불법, 가람의 수호의 상징으로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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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주사 석탑재중 신중상
불법, 가람의 수호의 상징으로 표현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10.3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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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은 보은문화재(15)
법주사 경내, 원통보전 오른편에는 오랜 세월 법주사와 함께했던 석탑, 석등과 관련된 석재부재(편)들이 자리하고 있다. 대부분 통일신라시대∼고려시대에 해당되는 탑재로 추정되며, 법주사가 여러 차례 중창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나온 유물들로 볼 수 있다. 이 탑재들 중 주목되는 것은 기단부편이다. 각각 면(面) 가운데 탱주석이 있고 좌우면에 팔부신중(八部神衆)이 양각되어 있으며, 크기는 약 46×40∼52×40cm 정도 된다. 이번에는 불교에서 부처나 보살이 아닌 신중(神衆)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하자.
불교에는 부처나 보살외에도 많은 호법신(護法神)들이 있어 부처가 설법할 때 불법을 찬양하며 외호(外護)를 맹세하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이들을 일컬어 신중(神衆)이라고 한다. 그 중에서 무력(武力)으로 적을 항복시키며 불법을 옹호하는 무장형(武將形)의 여러 신들을 외호신중(外護神衆) 또는 신장(神將)이라고 한다.
다양한 형태의 신장들이 있지만,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 인왕(仁王), 사천왕(四天王), 팔부중(八部衆), 십이신장(十二神將) 등이 널리 신앙되고 조성되어 왔다.
신장은 불법이나 가람의 수호라고 하는 외호적(外護的)인 성격과 벽사, 소재(消災: 재난, 재앙을 물리친다는 의미)라고 하는 내호적(內護的)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밖으로는 외적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주는 신으로, 안으로는 질병을 없애주고 복을 내리는 신으로 오랜기간 동안 많은 사람들에 의해 꾸준히 믿어져왔다. 이런 신장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미술작품에 수호신으로 조각되었으며, 신중탱화(神衆幀畵)와 같이 독립된 예배대상으로 조성되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 제석천(帝釋天)은 신(神)들의 제왕인 샤크라(釋)라는 뜻이며, 수미산 정상에 있는 도리천의 왕으로, 사천왕(四天王)과 32신(神)을 통솔하면서 불법(佛法)을 지키는 신으로 알려져 있다. 범천(梵天)은 인도 브라만교의 브라만을 신격화한 것으로 오른손에 불자(拂子)를 왼손에는 정병(淨甁)을 들고 있다.
또한, 팔부신중(八部神衆)의 경우 천룡팔부중(天龍八部衆)라고도 하며, 인도신화에 나오는 신(神)이었으나, 밀교가 발달하면서 흡수하여 석가모니의 설법을 듣고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존재로 상징화되었다. 팔부신중에는 천,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세기 무렵부터 석탑의 기단부에 팔부신중이 조각되기 시작하였다. 이처럼 신중상(神衆像)은 당시 찬란했던 불교문화를 형상화한 선현들의 뛰어난 조각예술품이라고 할 수 있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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