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것을 소통하는 법주사 원통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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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것을 소통하는 법주사 원통보전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09.12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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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보은문화재(12)
무서웠던 한 여름이 언제였는지 이젠 가을분위기이다. 가을 그 상쾌한 마음을 안고 산책 겸 오리숲길을 따라 법주사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경내로 들어서면서 팔상전 왼편으로 아담한 정사각형 사모지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법주사 원통보전(圓通寶殿)이다. 이번에는 사찰 건물인 원통보전과 화려한 목조 관음보살좌상(木造 觀音菩薩坐像)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일반적으로 불교에서는 전각의 위상(格)에 따라 건물 명칭을 달리 하였다. 예를 들어 대웅전(높음)에서 능인전(낮음)으로, 대적광전에서 비로전으로 무량수전에서 미타전으로 명칭이 바뀐다.
그런데 이 건물 명칭은 원통보전(관음전)인 것으로 보아 법주사에서 중요한 불전으로 인식되어 온 것임을 알 수 있다. 원통보전은 정면 3칸, 측면 3칸 규모의 정사각형 1층 규모이며, 주심포양식(柱心包: 지붕 무게를 분산시키기 위해 기둥 위에 짜임새(=공포)를 만듦. 이 짜임새를 기둥 위에만 만든 건축 양식)을 한 목조 건물이다.
이 건물은 553년(진흥왕 14) 의신조사에 의해 조성되었다가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1624년(인조 2)에 벽암선사가 중창하였다. 건물 내부에는 2.8m 크기의 법주사 목조 관음보살좌상(法住寺 木造 觀音菩薩坐像)이 자리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관음보살좌상에 대해서 살펴보자.
이 목조관음보살좌상은 머리에 아름답게 장식한 보관(寶冠)을 쓰고 있으며, 관 가운데에는 작은 부처가 조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조각 수법이 웅장하고 화려하게 장식된 불상이다. 몇 년 전, 불상의 복장유물(腹藏遺物: 불상을 만들 때 배 안에 봉안(奉安)하는 사리(舍利)와 여러가지 유물)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성기(造成記)가 발견되었다. 그 내용에는 1655년(효종6) 화승(畵僧:그림 그리는 승려)인 혜희(惠熙), 지수(智修), 천윤(天允)등 20人에 의해 조성된 불상임이 기록되어 있어 조선후기 불상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흔히 관음보살은 모든 사람들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뜻에서 원통대사(圓通大師)라고도 알려져 있다. 관세음보살의 뜻은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라는 의미이며, 중생들이 괴로워할 때 그 이름만 외면 그 음성을 듣고 소원을 들어준다고 한다. 또한, 불교에서 보살상으로 나타낼 때 머리에는 화관(化冠)을, 손에는 연꽃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가장 많이 표현되며, 그 형상에 따라 천수관음(千手觀音), 여의륜관음(如意輪觀音), 십일면관음(十一面觀音) 등 육관음으로 나누어진다.
보통 스님들이 말끝마다 ‘나무관세음보살’ 이라고 하는데, 그것은 중생이 처한 어려움을 관세음보살이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의 표현이다. 비슷한 의미를 가진 친근한 부처로 아미타불(阿彌陀佛)을 꼽을 수 있는데,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에서 처럼 아미타불과 관음보살을 함께 부른다. 즉, 이 두 부처에게 ‘귀의(歸依: 믿고 따른다는 뜻으로 귀명(歸命)이라고도 한다)한다’ 라는 뜻으로 보면 된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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