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주사 세존사리탑
“불제자의 스승을 섬기는 마음을 담는다”
상태바
법주사 세존사리탑
“불제자의 스승을 섬기는 마음을 담는다”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08.14 19: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시보는 문화재(10)
사람들은 보통 기분전환이나 홀로 있고 싶을 때 대개 사찰을 찾곤 한다. 그런데, 절 입구나 절 한 구석 쪽에 가보면 쉽게 눈에 띄는 종 모양 또는 팔각형 모양의 조형물을 볼 수 있다. 이런 형태의 조형물을 흔히 부도(浮屠)라고 하는데, 부도는 승려의 묘탑, 즉 스님의 사리를 보관한 탑을 이르는 말이다. 이 단어는 인도 범어(梵語)로 붓다(Buddha: 깨달은 사람)를 음역(소리)으로 옮긴 것이다. 이번에는 법주사 경내에 이와 관련된 문화재가 있어 소개해 보고자 한다.
그 문화재는 금동미륵대불 뒤편 능인전(能仁殿) 안에 위치하고 있는 법주사 세존사리탑(法住寺 世尊舍利塔)이다. 이 사리탑은 고려 공민왕 11년(1362) 홍건적(紅巾賊:중국 원대(元代) 말 하북성 일대에서 일어난 한족(漢族)반란군)을 물리치고 안동에서 개경으로 돌아가는 길에 법주사에 행차하여 통도사(通度寺)에 있던 석가여래 사리 1과를 이곳에 옮겨 봉안하면서 만든 사리탑이라고 한다.
또한 그 옆에는 탑비(塔碑)가 있는데, 원 탑비는 파손되어 뒤편에 조각편 일부가 있고, 1710년에 다시 조성된 비가 세워져 있다. 비문에는 이 사리탑이 1362년에 통도사에서 사리 1알을 가지고 와서 세운 탑이라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사리탑 재질(석재)은 연분홍빛 화강암이고 특이하게도 탑신과 기단부분이 하나의 돌로 조각되어 있다. 기단부는 팔각이고 하대석이 매우 높고 크게 만들어져 있으며, 기단의 상대, 중대에 연꽃무늬와 안상이 새겨져있다. 옥개석은 팔각이고 우동(隅棟: 옥개석 모서리 끝에 높게 솟아있는 부분)끝에 꽃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그러면, 부도(浮屠)에 대해서 좀더 살펴보기로 하자. 우리나라에서 부도 건립이 유행하게 된 것은 9세기때 당(唐)에서 선종(禪宗)이 들어온 이후로 알려져 있다. 즉, 부도는 불제자들이 선사(先師:돌아가신 스승)를 섬기는 마음에서 스승이 입적(入寂)한 뒤 조성된 유물이다. 가장 오래된 부도로 844년(문성왕 6)에 조성된 전흥법사염거화상탑(傳興法寺廉居和尙塔)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부도는 전체 평면이 8각 형태인 팔각원당형(八角圓堂形)이며, 고려시대 이후에는 법천사지광국사현묘탑(法泉寺智光國師玄妙塔)과 같이 평면이 4각으로 변하여 일반 석탑과 같은 형태의 부도가 나타나기도 하고, 범종(梵鐘)비슷한 형태의 석종형부도(石鐘形浮屠)가 나타나 8각원당형과 함께 발전되었다.
현존하는 부도의 대표적인 예로는 쌍봉사 철감선사탑(雙峯寺徹監禪師塔), 정토사 홍법국사실상탑(淨土寺弘法國師實相塔), 청룡사 보각국사정혜원융탑(靑龍寺普覺國師定慧圓融塔), 회암사지 부도(檜巖寺址浮屠) 등이 있다.
또한 부도에는 일반 조형물과 다르게 탑비(塔碑)를 세워 관련 인물의 생애와 행적은 물론 당시 사회와 문화현상 등에 대한 정보도 알려준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