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보은문화재(8)

이 비석의 명칭은 법주사 하마비로 일주문(一柱門)을 지나 법주사 방향으로 약 150미터쯤에 위치하며 높이는 약 1m 정도 된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소(牛), 노새 등의 가축 또는 수레(車)등을 제작하여 물품 등을 운반 하는 데 활용하였다. 그 중 연(輦: 임금이 타던 가마), 가마(駕馬), 또는 말(馬)은 상류층 사람들이 이용하던 대표적인 교통수단이었으며 궁궐 정문 근처에 세워진 하마비(下馬碑)는 일종의 교통표지로 볼 수 있다. 하마비의 효시(曉示)는 1413년(태종 13) 종묘와 궐문 앞에 세운 표목(標木)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도 서울의 덕수궁 정문을 들어서면 하마비를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모두 말에서 내리시오(大小人員皆下馬)'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다.
이와 비슷한 유물로 속리산국립공원내 송시열유적지(괴산군 청천면 화양리) 입구에는 하마소(下馬所)가 남아있다. 한편 하마비와 관련되어 주변에서 흔히 듣는 말 중에 하마평(下馬評)이라는 단어가 있다. 하마평이란 ‘장차 그러할 거라’ 고 내놓은 미래형 추측으로 그 유래를 살펴보면 이렇다.
가마(駕馬) 또는 말(馬)을 타고 온 고위관리들이 하마비 앞에서 내리면 관리들은 궐(闕) 안으로 들어가고 가마꾼이나 마부는 관리가 일을 마치고 나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했다.
그 주인을 기다리는 동안 마부들은 잡담을 나누었고 별별 이야기를 다했다. 대화에는 공통 소재가 필요한데 그들 주인이 고급 관리이기에 이야기의 중심도 자연스럽게 승진이나 좌천 등 인사이동에 관련된 내용이 많았다. 이에 연유하여 하마평(下馬評)은 관직 이동이나 관직 임명 후보자에 대해 세상에 떠도는 풍설(風說)을 의미하게 되었고, 말(馬)에 빗대어 '오르내리다' 라고 표현하게 되었다.
법주사 하마비와 화양리 하마소는 비지정문화재(국가나 지자체에서 직접적인 보호나 관리를 받지는 못하지만 보존 가치가 있는 문화재)로 우리가 소중하게 보존해야 할 문화유산이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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