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정통과 불교가 융화된 법주사 사천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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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정통과 불교가 융화된 법주사 사천왕문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07.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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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보은문화재(5)
법주사로 향하는 오리숲 길을 따라 걷다보면 일주문을 지나 금강문을 거쳐 어느덧 천왕문 앞에 이르게 된다. 오늘은 법주사 정문에 해당하는 천왕문(天王門)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 보따리를 천천히 풀어 볼까 한다.
불교에서 수행의 중간단계를 의미하는 천왕문은 수미산(須彌山: 불교의 우주관에서 나온 세계의 중심에 있다고 하는 상상의 산) 중턱에 존재하는 사천왕의 궁궐을 형상화한 것이다. 천왕문 앞에는 법주사의 경우처럼 사찰에 따라 금강문(金剛門)을 세우기도 하며, 안에는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인 사천왕들이 문을 지키고 서있다.
먼저 천왕문 건축에 대한 부분부터 살펴보자. 신라시대에 세워졌던 건물이 임진왜란 때 불탄 뒤 1624년(인조 2)에 벽암대사가 새로 지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천왕문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맞배지붕 건물로 지어졌으며, 건물 안에는 사천왕(四天王)을 양쪽에 2구씩 배치하였다. 건물 내부 가운데 줄에 높은 기둥을 세워 용마루를 받치고 있으며, 네 벽면 위에 공포(장식)를 배치한 다포계 건축구조를 하고 있다.
또한 법주사 천왕문의 특이한 점은 가운데 칸만 넓고 그 옆 칸은 모두 좁고 높게 조성하고 가운데 3칸에는 판문을 달아 출입 할 수 있게 하였으며, 두 끝 칸에는 작은 판창을 달았다는 점이다. 즉 일반적인 사찰이 3칸인데 비해 규모가 큰 내부 구조로 조성되었다.
다음으로 사천왕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 사천왕은 불법(佛法)을 수호하는 네 명의 외호신(外護神)으로 우리나라 사찰에서는 경내로 들어서는 입구의 천왕문(天王門)에 사천왕상을 봉안한다.
불교에서 사천왕은 욕계육천(欲界六天)의 첫 번째 문(門)이자 수미산 세계의 중턱에 거처하고 있다. 그곳에 이르면 좌우에는 해와 달의 세계가 빛나고 그 위로 수미산 정상에 도리 삼십삼천의 하늘이 펼쳐져 있다. 사천왕은 이 수미산 사주(四洲: 승신주/ 우화주/ 섬부주/ 구로주)에 있으면서 각각의 세계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지국천왕(持國天王: 비파 소유)은 건달바와 부단나 등의 신(神)을 거느리고 동쪽을, 광목천왕(增長天王: 용/ 여의주 소유)은 용과 비바사라는 신을 거느리고 서쪽을 증장천왕(增長天王: 보검 소유)은 구반다와 폐려다 라는 신을 거느리고 남쪽을 다문천왕(多聞天王: 보탑/ 깃대 소유)은 야차와 나찰을 거느리고 북쪽을 수호하고 있다.
본래 이 사천왕들은 인도의 신(神)들이었으나 붓다의 설법에 감읍하여 스스로 불법을 수호하는 수호신이 되었다라고 전하는데 실제로는 인도의 전통 종교인 힌두교와 불교가 일정부분 융화하였음을 상징하는 것이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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