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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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 법주사 쌍사자 석등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05.16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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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에 찌든 자신을 훌훌 털어버리고 싶을 때 찾는 산, 속리산(俗離山)!! 이곳엔 오랜 동안 역사의 수레바퀴를 묵묵히 지켜온 천년 고찰 법주사(法住寺)가 있다. 법주사에는 옛 장인(匠人)의 혼이 깃든 쌍사자 석등(雙獅子石燈)이라는 아름다운 예술품이 있어 소개해 볼까 한다.
석등(石燈)이란 사찰에서 법당이나 탑 앞에 세워 불법(佛法)의 진리를 밝히는 상징물로 광명등(光明燈) 이라고도 하며, 대웅전이나 탑과 같은 중요한 건축물 앞에 배치하기도 한다.
이 쌍사자 석등은 사자(獅子)를 조각한 유물 중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세련되고 독특한 모습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문화재다.
특히, 이 석등에서 주목할 부분은 연화문 하대석(댓돌)으로부터 쌍사자가 떠 바치고 있는 연화문 상대석까지가 하나의 돌로서 마치 두 마리 사자가 뛰어 오를 듯한 역동성과 연꽃 무늬의 아름다움이 매우 사실적으로 잘 표현되어 있는 점이다. 넓은 팔각의 바닥돌 위에 사자 두 마리가 서로 가슴을 맞대고 서서 앞발과 주둥이로 윗돌을 받치고 있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자세히 살펴보면, 사자 머리의 갈기와 힘을 쓰고 있는 다리 근육이 매우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시기 돌을 다루는 공예기술이 수준 높은 경지였음을 가늠 할 수 있다.
한편, 일반적인 석등의 경우, 연화석 하단위에 팔각기둥(간주석)을 세우게 되는데, 이 석등의 경우에는 사자 형태의 기둥이 대신하고 있어 당시로서는 매우 이례적인 형식의 시도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면, 잠깐! 불교에서 사자(獅子)는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기로 하자. 기원전 3세기경 인도 마우리아 왕국의 아쇼카왕 석주(石柱)에 사자 형태를 조각한 예가 처음이라고 전하며, 이후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래되면서 불법(佛法: 진리의 빛)을 수호하는 신비스러운 동물로 인식되었다. 사자(獅子)가 " 백수의 왕" 이라는 관념에 따라 불교에서는 부처를 인간 중에서 가장 으뜸이라는 뜻으로 "인중사자(人中獅子)라고도 한다. 그래서 불교와 관련된 불상의 대좌를 비롯해 불탑과 석등, 부도 등에 많이 묘사되었다. 특히 사자는 지혜의 상징인 문수보살(文殊菩薩)을 호위하는 상징물로 표현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경주 분황사탑 기단 네 모퉁이에 배치되어 있는 사자상(獅子像)과 경남 합천의 영암사지 쌍사자 석등, 전남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 등이 있다.
이 석등은 720년(성덕왕 19)에 조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법주사 경내에 있는 사천왕 석등과 함께 통일신라시대 석등을 대표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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