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군 추모행사 전면 재검토 ‘논란’
상태바
동학군 추모행사 전면 재검토 ‘논란’
  • 박진수 기자
  • 승인 2013.05.02 08: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모행사 아닌 사회문제 제기로 전락 우려
▲ 지난 28일 보은동학공원에서 열린 '북실정화수의례'행사에 참석했던 정상혁 군수는 군의회 의원 및 동학관련 단체장들과 기념탑 주변을 둘러보며 기존 위령제 장소변경 등 다각적인 재검토를 지시하고 있다.
2600여명의 동학농민군이 희생한 보은읍 북실마을에 위치한 보은동학농민혁명기념공원에서 열린 ‘북실정화수의례’ 행사에 ‘반전반핵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 등의 문구가 등장해 참석한 일부 주민들이 반감을 사는 등 논란이 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보은동학계승사업회와 120돌 보은취회 추진위원회는 지난 28일 보은동학 관련 행사의 일환으로 ‘북실정화수의례’ 행사장인 동학공원에 게시된 깃발과 부착된 게시문 등에 ‘반전반핵’ ‘해군지기 결사반대’ 등의 내용이 등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논란이 된 깃발과 문구등은 이번 보은지역 동학관련 행사에 참여한 대안학교 학생들이 작성한 것으로 1893년과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보국안민’ ‘척왜척양창의’ 등 당시 동학군이 작성했던 깃발과 구호를 재현하는 과정에서 현재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문구로 재해석되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위령제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 당일 공원을 찾은 교육계 원로등은 “북실마을에서 희생하신 동학농민군에 대한 영령을 위로하기 위한 행사에 어떻게 저런 문구가 등장하냐” 며 바로 행사장을 떠나는 모습도 연출됐다.
또한 동학농민혁명 당시 북실전투에 참여한 동학군을 추모하는 위령제 성격으로 진행된 ‘북실정화수의례’ 행사를 진행하면서 사전 국민의례에 필요한 태극기와 녹음 반주가 준비되지 않아 현장에서 우왕좌왕하는가 하면 7분만에 기본적인 의식행사가 끝나자 자리를 함께 했던 정상혁 군수 및 유완백 도의원등 기관.단체장들이 자리를 떠난후 사전 준비된 정화수의례가 진행돼 위령제의 근본취지를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정상혁 군수는 추모사를 마친후 일부 관계자들과 동학농민혁명공원을 둘러보는 과정에 기존 기념탑이 위령탑으로 변경할 것을 지시하는가 하면 위령제 역시 현재의 민중의 광장에서 진행하는 것 보다는 기념탑이 위치한 곳에서 위령제를 올려야 한다고 말해 기존 방식의 전면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여졌다.
이런 동학관련 행사에 대해 한 관계자는 “행사장 준비 및 의식 진행에 대한 추진은 계승사업회측에서 준비할 것으로 알았다” 며 “외지 학생들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면서 제기된 사회적 논란이 되고 있는 문구 및 깃발등은 지역주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고 말해 행사 전반에 대한 정체성 확립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한편 행사 당일 한양대 김용휘(동양철학)교수는 “동학농민혁명은 당시 탐관오리의 폭정과 부패한 관료에 대한 농민들의 분노가 폭발한 농민운동이라기 보다는 당시 조선의 왕권을 획정하려는 외세에 대한 나라의 구국에 대한 의지가 강하며 이를 통해 백성의 안녕을 바라는 거대한 물결이었다” 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사회문제를 거론하기 위해서는 서로 합의된 의제(아젠더)를 발표하는 충분한 합의도출이 선행되어야 한다” 고 말하고 있다.
/박진수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