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보는 우리 문화재<1> - 보은 법주사 석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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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보는 우리 문화재<1> - 보은 법주사 석연지
  •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 승인 2013.05.02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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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바위 한송이 연꽃으로 용화세계 표현”
오래전부터 충북지역의 불교문화는 속리산(俗離山)을 중심으로 전개되었고, 그 가운데에 법주사(法住寺)가 있다. 수려한 산세와 자연경관을 지나면서 천왕문을 들어서면, 팔상전을 바라보고 왼쪽에 바위를 다듬어 새긴 연못인 석연지(石蓮池)가 자리하고 있다.
불교에서의 연꽃은 극락세계를 뜻하여 사찰 곳곳에서 이를 본뜬 여러 조형물들을 세워 숭배하였다. 석연지는 이름 그대로 커다란 연못에 연꽃을 띄워 불교의 이상세계를 형상화한 연못이다. 석조물 전체에 꽃, 구름, 난간, 덩굴 등의 무늬가 정교하고 매우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그 생김새를 살펴보면, 기단부는 바닥에 사각의 지대석을 놓고 그 위에 팔각 받침돌을 올렸다. 윗부분의 커다란 석연지와 시각적 균형을 이루어 안정감을 주기 위해 지대석 바깥에 길다란 석재를 한 바퀴 돌려놓았다. 받침돌은 8각으로 옆면에 안상(코끼리눈 장식)을 하나씩 내고 윗면에는 3단으로 층단을 낸 다음 연꽃 무늬를 덮었으며 그 위로 낮은 기둥돌이 커다란 연지를 받치고 서 있다.
이 기둥돌은 둘레가 둥그렇고 피어나는 구름의 모습을 이루고 있으며 중간은 조금 잘록하고 위쪽이 도톰하여 마치 버섯모양을 하고 있다. 이처럼 구름 무늬를 받친 것은 이 연지가 땅 위의 연못이 아니라 천상계의 연못임을 상징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연지는 둥근모양(반구형)으로 밑에 작은 연꽃잎 무늬를 두르고 위쪽에 다시 커다란 연꽃잎을 둘렀는데, 이 큼직한 연꽃잎 하나하나에는 보상꽃 무늬가 화려하게 장식되어 있다. 또 연지 맨 윗부분에는 동자 기둥을 세우고 난간을 둘렀으며 밑의 난간벽에는 천인상(天人像)과 보상꽃 무늬를 섬세하고 화려하게 조각되어 있다. 현재 연지와 난간에는 파손된 부분이 많다.
통일신라시대(8세기∼9세기)에 제작된 석연지는 생김새의 균형과 비례, 조형적인 구성이 뛰어나다. 또한, 무늬새김의 아름다움과 정교함이 매우 돋보이는 예술작품이라 할 수 있다. 미륵부처가 있는 용화세계를 평범해 보이는 거대한 바위덩이를 한 송이 연꽃으로 표현한 선인들의 혼이 담겨진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울러 당시 융성했던 불교문화와 시대상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황선식 시민기자,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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