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은 얼마든지 꼽아 볼 수 있다. 어준선 전 국회의원, 백광현 전 내무장관, 박맹호 민음사 회장 등 전국구 인물이 있다. 어 전의원을 제외하곤 거의 고향을 잊고 산다. 군수를 역임한 김종철, 박종기 전 군수도 있다. 지방선거 때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도 한다. 그러나 지역 현안과 관련한 고견 등을 필요로 할 때 대체로 침묵한다는 일부의 평가가 있다.
정,재,관계 등 사회적 지도자 출신의 인물도 많다. 이영복, 김인수 전 충북도의원, 김수백 전 보은군 부군수 등이 있다. 활동 중인 특정 정당인이어서 객관성이 전제되는 어른으로 지목될 수 없다는 평가가 있다. 황종학 전 보은군 기획감사실장, 박재완 보은노인요양병원 이사장, 김건식 문화원장 등도 보은의 어른이 되기 위한 대열에 합승해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꼽아보면 어른감은 줄줄이 있다. 다만 모든 사람이 다 어른이 될 수 없다는 게 한정된 문제라면 문제다.
이 같은 현상은 대전 시민사회에서도 매한가지였나 보다. 몇 해 전 열렸던 ‘대전의 인물을 키우자’라는 주제의 시민토론회에서 충남대 유병선 교수는 ‘대전의 어른 만들기’를 제안했다. 그리고 대전에는 시민들 대부분의 지지를 받는 어른이 없다는 것. 대전의 리더들은 모범을 보이고 정책결정에 훈수를 둘 수 있는 어른이 되어야 한다는 것. 지역 언론도 큰 인물을 만들기 위해 그들의 자기수행능력, 도덕성을 항상 체크해 나가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 등을 내세웠다.
또 김선미 디트뉴스 편집위원도 ‘인물 키우기는 하루아침에 다크호스로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중앙정부 장관급 인물 중에도 지역 출신이 있는데, 출생지만 대전인 분들이다. 얼굴 한 번 못 본 인물을 여기서 태어났다고 지역인물이라고 해야 되나’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그리고 지역 어른이 갖춰야 할 조건도 제시했다. 그것은 ‘20년 이상 지역 거주와 공적인 부분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역의 인물 기준을 출생지가 아닌 지역사회와 얼마만큼 관계 맺고 있는가, 또 공적인 부분에서의 활동 여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난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한 인사가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보은지역에서 기십 년을 살아오며 사회활동 등 공적부분에서 많은 기여를 해왔다는 것. 그러나 출생지가 아니라는 이유가 부각되면서 결국 지지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총선에서는 아이러니도 있었다. 지역적, 사회적 연고가 없는 그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보은 지역사회와는 전혀 무관했던 후보가 지역출신 후보보다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는 ‘보은의 인물’에 대한 아무런 기준이 없음을 의미한다. 혹 이같이 이어령비어령(耳懸鈴鼻懸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일관성 없는 의식이 지역의 인물(어른)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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