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진 고난 이겨내면 개천서도 용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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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진 고난 이겨내면 개천서도 용난다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5.03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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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의식·실력함양이 사회진출의 기회”
최봉수(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 환경연구관)
이 세상에는 모진 역경을 딛고 인생의 목표를 달성하고야마는 불굴의 의지를 가진 사람들이 간혹 있다. 특히 선천성 시각장애와 안면마비 장애를 가진 부모와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절망하지 않고 숨은 노력을 통해 한줄기 희망의 꽃을 피워낸 한 시골청년의 자기혁명이 세간의 잔잔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금년 1월 2일 환경부 환경연구관(5급)에 특채 임용된 최봉수(35·환경부 국립생태원건립추진기획단 환경연구관)씨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본란을 통해 자기와의 싸움으로 ‘생태계와 동식물 보전’을 책임지는 환경연구관이 되어 한발 내딛은 ‘정직과 성실, 도전정신’로 무장된 그의 인생관을 들여다본다.〈편집자 주〉

◇인생기회를 잡는 것은 오로지 실력과 도전의식뿐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내 힘으로 언제라도 인생의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한 제 사명이었어요. 만반의 준비는 평소 노력을 통해 실력과 의지를 쌓는 도전의식을 뜻하죠. 그것만이 운명의 수레바퀴에 깔리지 않고 생각한 인생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도전 티켓’이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처음부터 진지하게 ‘무엇을 해야한다’고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그는 수한면 질신1구 출신으로 보은동정초, 보은중(41회), 충북대사대부고(7회), 충북대학교 농과대학, 대학원 석사, 일본오사카 부립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란 말 실감해
“2001년 대학 졸업하고 2003년까지 대학원을 다녔어요. 학교 다닐 때는 어려운 농촌 환경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꿈과 도전의식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어요. 동정초등 시절에도 시오리길을 걸어 통학했고 늘 부족한 것은 자력으로 생활하려 노력했어요. ‘하늘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는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는 때도 없어요. 이제는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나를 성장시킨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취업을 하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대학시절 아르바이트 자리로 얻었던 연구보조원을 통해 연구원의 꿈을 품게 됐지요. 연구원이 되어 식물의 더욱 깊이 있는 세계를 보고 싶었어요.”

◇‘남에게 해 끼치지 말고 정직하게 살자’ 인생 모토
그는 고교 때는 자취생활, 대학교 때는 청주 외갓집의 지원 덕택에 대학을 무사히 마쳤다.
열악한 가정환경이었지만 ‘정직하게 살자’, ‘남에게 해 끼치지 말자’,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생활모토였다.
기초생활수급가정에다 땅도 별로 없고 오로지 식량 할 정도의 쌀농사와 텃밭에서 농작물을 가꿔 생활하는 가정이었던 그는 늘 부모님의 고생한 것만 뇌리에 남아 있다고 했다.
“이 세상 부모님이 다 그렇겠지만 부모님은 언제나 ‘내리사랑’이었어요. 당신들은 없지만 ‘늘 있다, 잘 먹고 있다’라고 되풀이 하곤 하셨어요. 언제나 밥상에는 채소만 오르고 그래서 영양결핍이 될까 많은 걱정도 되는 게 요즘생각이지요.”

◇일본 유학 2학기 때부터 기업 장학금으로 공부

“우연찮게 충북대의 지도교수님 권유로 일본유학을 결심했어요.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기도 한 일이었지만 당시 오기 같은 것이 작용했어요. 1학기는 사비로 했고 2학기부터 일본 기업 장학금을 받았어요. 당시 환율이 800원 대였으니까 10만~15만 엔(대략 100만원) 정도였지요. 3년 반 걸려 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평균 자연계열은 3~5년 정도 걸려 학위를 따지만 평균작은 되죠. 물론 지도교수님을 잘 만나 이뤄진 결과지만요. 일본 자스몽 교수님은 학생들과 어울리게 하며 언어를 극복하게 하고 이해 못하는 것은 한자를 써서 의미를 깨닫게 하셨어요.”
◇고향후배 위해 ‘항상 노력하며 준비하는 자세’ 조언
언제나 ‘도전의식’을 강조하며 생활했던 그는 고향후배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어려운 환경이지만 인생의 기회는 오더군요. 그러나 문제는 기회가 왔을 때 실력을 갖추지 못하면 기회를 놓치죠. 그래서 평소 실력연마 등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남들 말하는 집안 배경도 없었고 당시 무모할 정도의 도전의식만 있었지만 그나마 운도 따라주어 오늘의 기회가 주어진 거라 생각합니다.”

◇일본 문부성지원 프로그램에 지도교수 초청으로 출장
“얼마 전, 일본 부립대학교의 다이몽 지도교수님의 초청으로 일본 문부성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에 합류해 일본을 다녀왔어요. 일본학생들과 교수를 대상으로 한 ‘푸드 포럼’에 참가했는데 역할은 한국농업의 먹 거리 등에 대해 소개하는 거였어요.”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강원대학교에서 2년 정도 박사후연구원을 지낸 바 있는 그는 전공분야인 ‘친환경 작물생산’ 관련, 농촌진흥청 재직 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환경부제한경쟁 합격비결 평소 준비한 원서작성 틀 주효
이번 제한경쟁시험인 환경부 환경연구관(5급)에 임용된 것도 평소 써놓은 논문들과 강원대의 박사후연구원 시절 남긴 다수의 논문덕택이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어느 날 한 선배가 환경부 공모가 있는데 전공 관련 분야가 비슷하니 한번 내보지 않겠느냐 제안하더군요. 5명 중 한명 합격되는 5배수의 임용이었어요. 지금 생각하면 평소 원서작성 틀을 미리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큰 도움이 되었어요. 논문에 대한 요약도 미리 작성해 놓고 있었구요. 거기에 1년 반 동안의 진흥청 연구부분만 더 붙여 작성한 것이죠.”
“남들로부터 ‘모든 일에 열심히 하는 사람’이란 인식을 갖고 평을 받으면 좋겠다.”는 그는 연구관의 품성에 맞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금년 가장 먼저 세종 시로 이전하는 환경부와 농림부 덕에 그는 요즘 눈 코 뜰 새 없이 분주하다.
국립생태원추진건립기획단 소속으로 지난 2008년 충남 서천에 건립하고 있는 ‘국립생태원’ 건립 준비로 장기 출장이 잦아졌다.
오는 2015년 국립생태원이 완공되면 이곳에서 ‘생태계연구와 동식물 보전연구’에 올인 하게 될 그는 낙후된 고향의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와 희망도 사회진출에 대한 희망과 기대처럼 커지고 있다.
가족으로 대전 한밭대 토목과를 졸업하고 토목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동생 대수(31)씨와 2남 중 장남인 그는 올 후반기 쯤 간소하게나마 치를 예정인 어머니의 육순잔치가 또한 눈에 밝힌다.
/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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