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스승 상 정립돼야 진정한 교육 회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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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다운 스승 상 정립돼야 진정한 교육 회생 가능”
  • 천성남 기자
  • 승인 2012.02.0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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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학 자녀교육발전협의회장(충북교육사랑회 사무국장)
중국 남송시대 유학자인 주희가 쓴 소학(小學)에는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란 말이 나온다.
즉, 임금과 스승과 부모의 은혜는 같다는 의미다. 그만큼 교육이란 그 어느 것과 견줄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현 세태는 이미 사도(師道)의 실종사태를 맞고 있다. 이러한 교육적 위기 상황 속에서 보은군 자녀교육발전협의회장이란 중책을 맡은 이병학(58·보은여중교사, 임기2년)회장은 어깨가 무겁다. 그는 평소 지역교육에 사표가 될 만한 스승상이 없음을 안타까워하다 이번 취임을 계기로 지역교육 발전에 묵묵히 헌신해온 진정한 교육자를 발굴, 참다운 스승 상 정립과 영예를 부여하여 교원의 긍지는 물론 사회전반에 걸쳐 귀감이 될 ‘스승대상’을 제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고교시절 스승 흉보다 부친에게 호된 꾸지람

보은읍 월송리 출신인 그는 이미 작고한 경찰공무원을 지냈던 부친에게 엄격함과 모친의 자상함을 함께 대물림한 행운아였다.
충북대학교에서 전기공학을 전공했던 그는 지난 1978년 3월 10일, 모교인 보은중학교에서 첫 교편생활을 시작해 올해로 어언 38년째를 맞는 중견교사가 됐다.
“앞으로 교직생활은 약 4년여를 남겨놓고 있어요. 한 일화로 고교시절로 기억됩니다만, 어느 날 무심코 아버지 앞에서 실력 없는 교사라며 지리교과 선생님에 대한 흉을 보았다가 호된 꾸지람과 함께 ‘그래도 너보단 훨씬 훌륭한 분이 선생님’이라며 종아리를 맞았던 기억이 있어요. 그 후론 선생님에 대한 흉보기는 아마 없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버지는 그만큼 교육에 있어 엄격한 틀을 갖고 계셨어요. 난생 처음 그렇게 화를 크게 내신 것을 뵌 것 같아요.”
그는 ‘아이는 어른의 축소판’이란 말처럼 아이들은 부모의 일거 수 일 투족을 모방하며 자라므로 가정 내에서의 부모의 언행은 그만큼 중요한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주5일제 수업병행 외부기관 프로그램 운영 절실

그는 “아이들의 교육은 학교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며 “가정·학교·지역사회가 한 마음이 되어 나설 때만이 온전하고 바른 인격체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의 아이들을 바라볼 때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한 것은 ‘자극이 없다’는 것이죠. 그렇다보니 목표의식도 약하고 노력도 부족한 상황이 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방학을 이용해서 학교자체로 사회적으로 성공한 CEO라든가 과학자, 정치가 등의 초청 강의를 듣게 하든가, 선진지 견학을 가는 등으로 교육적 촉진작용을 병행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올부터 주 5일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걱정이 더 앞섭니다. 그래서 각 학교마다 토요일 이용한 프로그램 운영이라든가, 아니면 지자체에서의 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장소와 함께 제공하는 것도 한 방안이라 생각해요. 물론 예산문제도 있지만 청소년문화의 집 등을 활성화하여 취미활동이나 그밖에 개인능력을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요한 프로그램 운영에 심혈을 쏟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가장 기억나고 존경하는 분 사회·수학과목 선생님

“제게 가장 존경하고 생각나는 선생님은 사회, 수학과목 선생님이셨어요. 존경하는 이유는 성격이 언제나 정확하게 정도를 걸으신 빈틈없는 분이셨고 언제나 아이들을 내일처럼 챙겨주셨어요. 또한 집안이 가난한 아이들을 관심 있게 지켜봐주시기도 했구요.”

◇‘휴대폰 없는 학교 만들기’에 학교·학부모·지역사회 동참 촉구

오랜 교직생활 경험 속에서 그가 가장 바라는 것은 최근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의 온상이 되고 있는 ‘휴대폰 없는 학교 만들기’다.
“재작년 알프스수련원에서 가진 50명의 간부학생 수련대회에서 휴대폰 사용관련 ‘난상토론’이 벌어졌지요. 휴대폰에 대한 장단점에 대해 표결에 붙인 결과 70~80%는 희망, 20~30%는 부결이란 결과가 나왔지요. 그만큼 휴대폰은 이제 학생들에 있어서는 필수불가결한 도구가 아닌가 싶어요. 다행스럽게도 정부에서도 최근 학교폭력이 의심되는 협박이나 가해성 문자메시지가 자녀의 휴대전화에 수신될 경우 즉시 부모에게도 전송되는 ‘모바일 가디언 제도’ 도입 방안이 구상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는 “현실에 비춰볼 때 아이들이 휴대폰을 학교수업 시작 전과 방과 후 사용 시작으로 하루를 끝내는 것으로 심각하며 학교에서도 관리는 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학교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라며 “문자메시지를 통해 학생 간 왕따나 폭력문제가 노출되므로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각별한 주의와 동참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가훈 ‘스스로 최선 다하며 쉼 없이 배움에 힘써라’ 강조

가족으로 청주교대를 나와 먼저 교직에 입문한 부인 안정애(56·수정초 재직)씨와 1남2녀를 둔 그는 가훈인 ‘스스로 최선을 다하며 몸과 마음을 가다듬기에 힘써 헛되이 쉬지 아니함’ 이란 글귀를 통해 자녀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를 강조한다.
“가훈으로 쓰여 진 붓글씨는 당시 삼산초등에 재직하고 있던 지역에서는 붓글씨를 제일 잘 쓰신 분으로 정평 나 있던 한 선생님께 부탁한 것으로 몇 십 년이 지났어도 변함없이 그 뜻을 이어가고 있지요.”

◇진정한 교육은 학교·학부모·지역사회가 함께일 때 가능

“이번 이·취임식은 별도의 내빈초청 없이 그동안 수고해 준 윤대성 회장의 노고를 치하하며 추천된 초·중학생에 장학금을 주는 등 조촐한 내부행사로 마련했지만 향후 추진사업인 ‘스승대상’ 등의 행사에는 내로라하는 규모로 각 기관단체 등을 포함한 내빈인사도 대거 초청하는 등 격식 있는 행사로 만들어 갈 겁니다.”
또한 “지역의 진정한 교육 실천을 위해선 학교, 학부모, 지역사회가 다함께 동참 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그는 전 교총회장 재직 시에도 항상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육실천에 앞장 서온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교육계의 이슈가 되고 있는 ‘학생인권조례안’에 대해서도 “교권을 고려한 조례안과 조화롭게 접목된다면 현 교육계가 안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왕따’ 등에 맞설 수 있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 옛날, 존경하는 스승과 사랑스런 제자와의 사이엔 여지없이 ‘사랑의 회초리’가 존재했다.
잘못 가는 제자의 마음을 눈물로 회개시켰던 주요한 매개체였던 것이 지금은 ‘체벌금지’란 명목 하에 사라져버렸다.
스승과 제자 간에 존재했던 이러한 소통의 윤활유였던 ‘사랑의 회초리’가 요즘 새삼 그리워지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은 결코 아닐 터다.
/천성남 기자

◇경력 ▲충북교육사랑회 사무국장(현) ▲보은여자중학교 교사(현)▲보은군교원총연합회장(전)
▲보은지역사회교육협의회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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