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온지 3개월째 비로소 남편 말이 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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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온지 3개월째 비로소 남편 말이 들렸어요”
  • 최동철 편집위원
  • 승인 2009.09.0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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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글방문교육 현장 탐방기-

▲ 배울수록 한글은 어려워요! 배은연 한국어 방문교육지도사(오른쪽)의 지도하에 투이씨가 열심히 책을 읽고 있다.
막바지 여름날인 지난 31일 오전, 산외면 이식리의 권영선(38), 팜티 투이(21)부부와 어머니 이춘기(74)씨가 문 앞에서 배은연(52)보은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방문교육지도사를 반갑게 맞이했다.
결혼한 지 1년도 안된 신혼 초여서 그런지 아직 아이가 없어 그러한지 집안은 조용하고 깨끗하게 정리정돈 되어있다. 특히 한글공부방으로 활용되는 안방 겸 거실에는 앉은뱅이 식탁이 책상대신 놓여있다.
이날의 학생 투이씨는 얼른 주방에 가서 커피와 과일 등을 준비해 와 한국식의 손님접대를 했다.
“처음에는 무슨 뜻인지 전혀 못 알아들어 답답했었는데 3개월째 되니까 비로소 남편 말이 조금씩 알아들을 수 있게 들렸어요”
투이씨는 지난 1월2일 한국에 입국했다. 이제 겨우 한국 생활 8개월째 접어들었다. 그럼에도 지난 4월부터는 남편의 한국말이 들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투이씨에게 처음부터 한글교육을 전담한 배 지도사는 “처음엔 의사소통조차 어렵죠. 우리가 베트남어를 전혀 모르듯이, 투이씨 역시 한국어를 모르는 상태니 선생과 학생 양쪽 모두 답답하죠. 하지만 ‘가나다라 마바사…….’를 시작하고, 끈기를 가지고 서로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차츰 의사소통을 하게 됩니다” 고 말했다.
남편 영선씨도 아내의 한국어 교육에는 적극적이다. 그래서 일주일에 월, 수 두 차례, 2시간 씩 진행되는 방문한국어 교육에는 적극 호응한다. 남편의 이런 지원 하에 투이씨도 틈만 나면 혼자 한국어 교재를 꺼내놓고 예, 복습을 하는 등 열심히 공부한다. 당연히 한국어 습득 속도가 빠르다. 또한 집에서 한국 토종벌 양봉업을 하는 남편과 거의 같이 생활하다보니 대화 나눌 기회도 많다. 부부의 정도 쌓이고 한국말 어휘도 늘어난다. 일석이조다.
이들 부부는 오는 5일 문화예술회관에서 보은군 주최로 진행되는 합동결혼식에 신랑신부의 주인공으로 참여한다. 이들 부부 특히 신부 투이씨는 이날 한글로 된 ‘혼인 서약서’를 접하게 될 것이다.

글/사진 최동철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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