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한 울고 곽상언 웃고…희비 엇갈린 전·현직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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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한 울고 곽상언 웃고…희비 엇갈린 전·현직 위원장
  • 김인호 기자
  • 승인 2024.04.18 0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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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언, 정치 1번지 종로에서 당선
이재한 4전 5기 불굴의 의지 발휘?

동남4군(보은옥천영동괴산) 전·현직 민주당 지역위원장의 희비가 엇갈렸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법무법인 인강 대표변호사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당선되고 고(故)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3남 이재한 더불어민주당 보은옥천영동괴산(동남4군) 지역위원장은 낙선했다.
두 사람에게는 장인과 부친이 정치인이란 점 외에도 공통점이 있다. 동남4군 전·현직 지역구 위원장으로 출마한 경험이다. 그리고 선거에서 같은 상대에게 모두 패했다. 곽상언 당선인은 21대에서, 이재한 위원장은 18대와 19대 그리고 이번 22대 총선에서 동남4군 민주당 선수로 등판했지만 국밥집 아들 박덕흠 국민의힘 현직 의원에게 4번 모두 고배를 들었다.
곽 당선인은 지난 4.10 총선 대한민국 정치1번지로 통용되는 종로에서 50.92%(4만4713표)를 획득해 현직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44.13%)과 금태섭 전 국회의원(3.22%)을 꺾고 국회입성을 앞두고 있다. 반면 동남4군에서 3번째 도전장을 낸 이 위원장은 6.1%(6236표) 부족으로 맞대결을 펼친 박덕흠 의원에게 또다시 패하는 좌절을 맛봤다.
곽 당선인(52)의 본적은 곽씨 집성촌이 있는 영동이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200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그는 2003년 사법연수원 시절 고 노무현 대통령의 장녀 정연 씨와 결혼했다. 이후 변호사 활동을 하다 2020년 민주당에 입당하고 당시 선거법 위반으로 피선거권을 상실한 이재한 직전 지역구위원장을 대신해 동남4군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박 의원에게 15.4%차로 패했다.
이후 곽 당선인은 2022년 대선에선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을 맡았다. 그러다 종로구 의원이었던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이 대선 출마를 위해 의원직을 내려놓자 민주당 종로구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번 총선에서 단수 공천을 받아 두 번째 나선 총선에서 금뱃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곽 당선인은 “노무현의 정치를 계승하라는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겠다”며 “사람 사는 세상, 삶의 기본조건이 균등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종로엔 이번 총선을 코앞에 두고 대통령비서실 국정상황실장을 지내고 강원지사 등을 역임한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5선의 이종걸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한때 출마의사를 내비치다 종로 출마를 접었던 곳이다. 전현희 전 위원장은 행선지를 옮겨 서울 중성동갑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이광재 전 지사는 성남 분당갑에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패했다.
말을 돌려 2022년 7월 선거법 족쇄에서 풀리며 동남4군 지역위원장으로 복귀한 이재한 위원장은 3번째 총선 패배로 데미지가 매우 클 수밖에 없게 됐다. 결과를 놓고 볼 때 이번 총선에서 정권 심판의 바람이 거셌음에도(충북 의석수 8석 중 5석,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300석 중 과반을 훌쩍 뛰어넘는 175석을 얻으며 압승) 그 흐름을 타지 못하고 전투에서 실패했다. 지역 일각에선 출마 기회가 그에게 또 주어질지 의문을 나타낸다.
이 위원장은 총선 직후 11일 문자메시지를 통해 착잡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심경을 이렇게 전했다. “이번 선거기간 동안 보내주신 지지와 성원에 감사드립니다. 힘내라고 하셨던 격려의 말씀과 따뜻하게 잡아주셨던 여러분의 손길에 많은 힘을 받았습니다. 힘든 선거운동 기간을 버텨낸 원동력이었습니다.”
“변화를 바라시는 군민 여러분의 응원에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송구합니다. 지난 12년간 많은 분들을 만나면서 많은 말씀도 듣고 준비도 열심히 했습니다만 아직도 유권자 여러분의 선택을 받기에는 부족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더욱 많은 분들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며,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는 자세로 살아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군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지지에 감사드립니다.”
이 위원장은 2012년 첫 등판에서 ‘지역구 세습 vs 2세 정치인’이란 논란의 장벽을 넘지 못하고 쓴 잔을 들이켰다. 2016년 총선에서도 박덕흠 의원에게 고개를 숙였다. 선거법 위반 등 시련을 이겨내고 선거운동 마지막 늦은 시간까지 기력을 다 쏟아 부었지만 올해 총선에서도 박 의원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이번 총선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이름을 알린 곽상언 종로구 지역위원장은 지역구를 농촌에서 정치1번지 종로로 옮겨 당선됐다. 앞으로 입지도 탄탄대로가 예상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며 보은옥천영동지역구에서 5선을 지내고 국회부의장까지 역임한 이용희 전 의원의 삼남 이재한 위원장은 앞길이 안갯속이 되고 있다.
무엇이 같은 정당인임에도 이들의 정치 운명을 엇갈리게 했을까. 능력, 인맥, 바람, 고정표, 개인기, 성품, 운, 도시와 농촌의 차이, 언론조명, 발품? 곽상언 당선인이 이번 총선에서 동남4군 지역구에 나왔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이 위원장이 세 번의 총선 참패를 견뎌내고 후일 포효할 수 있을지 그의 행보에 시선이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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